▲ 이회창 후보의 경기고 인맥. 김기배(왼쪽), 주진우 | ||
이번 대선에 양강으로 자리매김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 역시 대선을 향해 달려오면서 고교 동문들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한국 최고 명문임을 자랑하는 이회창 후보의 경기고 인맥과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노풍’점화에 공헌한 노무현 후보의 부산상고 인맥이 바로 그들이다.
현재 이회창 후보 조직들을 보면 대부분 경기고 인맥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부국팀 인사들 중 이 후보의 경기고 후배인 김두희 전 법부장관은 이정락 변호사와 더불어 부국팀의 실세 자문역을 맡아왔다.
이 후보 경기고 49회 동기생 모임 ‘청하회(靑河會)’도 주목할 만하다. 이 후보는 청하회를 중심으로 한 경기고 동문들로부터 상당한 인적 물적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후보와 가장 절친한 친구라는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배도 효성그룹 고문 등이 청하회 핵심 멤버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밖에 지난 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경합을 벌였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광수 전 외무부장관, 김덕중 전 교육부총리, 김태지 전 일본대사, 김건열 대한결핵협회 회장, 심상필 전 홍익대 총장 등이 모두 경기고 49회 출신이다.
한나라당에서도 경기고 동문은 무시하지 못할 파워를 자랑한다. 한나라당 내 경기고 출신 현직 국회의원은 이 후보를 포함해 김기배 김용균 박원홍 박주천 유흥수 윤여준 이주영 주진우 최돈웅 황승민 박진 등 12명에 이른다.
▲ 노무현 후보의 부산상고 인맥. 이기택(왼쪽), 신상우 | ||
최근 특보단에서 이 후보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서정우 변호사도 이 후보의 경기고 8년 후배. 서 변호사는 이 후보 사위 최명석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광장 소속이기도 하다. 여기에 오성환 전 대법관, 한승주 전 외무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등 경기고 동문들도 잠재적 원군으로 평가받는다. 한때 정가 안팎과 증권가 등에서 “이 후보측이 경기고 동문들을 중심으로 한 사조직 ‘100인 위원회’를 조직중”이라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물론 한나라당은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그만큼 명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는 경기고 출신 인사들의 이번 대선을 겨냥한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측 역시 부산상고 동문회가 노 후보를 위해 물심양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노 후보가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숨통을 트게 해준 자금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지난 봄 울산 경선에서 ‘노풍’의 실질적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지역 노무현 후원조직들은 물론 ‘노사모’에도 부산상고 출신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경기고 인맥이 다수 한나라당 내에 포진한 것과 달리 민주당 외곽에서 자생적으로 결성돼 노 후보를 도와온 것도 부산상고 출신들의 특징. 부산상고 동창들 가운데 가장 절친한 친구로 노 후보는 이상익 부산문화방송 이사와 이충정 제일은행 지점장을 꼽는다고 한다.
김병호 중앙공무원교육원장도 노 후보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꼽힌다. 부산상고 선배인 윤청목 제일엔지니어링 사장은 부산지역 중소기업가들을 중심으로 지난 국민경선 이전부터 노 후보 후원회를 조직해 그 회장을 맡고 있다. 노 후보의 부산상고 인맥 중 대표적 정치권 인사로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을 꼽을 수 있다.
노 후보는 단일후보 선출 이후 이기택 전 총재에게 선대위 고위직을 제의하며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선대위 직책 등에 대해선 확실히 결정된 것이 없지만 노 후보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힌다. 신상우 전 부의장은 부산지역에서 노 후보 부산지역 선대위 조직과 함께 노 후보의 부산공략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노 후보의 PK권 공략에 있어 이 전 총재와 신 전 부의장이 양 날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두 인사 모두 지난 2000년 4•13총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로부터 ‘물갈이’된 인사들이다.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