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중견탤런트 고두심이 출연한 MBC <인어아가씨> | ||
두 역할을 맡은 중견탤런트 정영숙이 양 방송사의 드라마에 동시에 출연하는 까닭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주말에도 당혹스러운 경험은 마찬가지. 정영숙은 KBS <내 사랑 누굴까>에서는 다소곳한 어머니도, 촌티 나는 할머니도 아닌, 세련미를 풍기는 미모의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한다.
두세 달 전까지는 KBS <제국의 아침>에 태조의 셋째부인이면서 정종과 광종의 생모인 신명순성왕태후로 나오기까지 했다. 평일과 주말을 동시에 석권한 셈이다. 이런 겹치기 출연은 정영숙 한 사람만이 아니다.
현재 명망 있는 중견탤런트들은 거의 다 두 편 이상의 드라마에 겹치기로 등장하고 있다. 정영숙과 함께 <인어아가씨>에 출연중인 고두심은 역시 <야인시대>에도 등장하고 있다. 더구나 정영숙이 김두한의 친할머니인 반면 고두심은 김두한의 외할머니이다.
두 사람은 <인어아가씨>에서도 친한 선후배로 나오고 있다. 역시 <인어아가씨>에서 중후한 신문사 간부로 출연하고 있는 박근형은 SBS <정>에서는 자식들에게 얹혀 사는 뻔뻔한 아버지 역으로 나오고 있다.
|
||
| ▲ SBS <야인시대>의 한 장면. | ||
얼마 전 종영한 KBS <러빙 유>에서는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사업체 사장 역으로 나왔다. 이정길은 KBS <내 사랑 누굴까>에서 윤식 형제의 아버지로, SBS <라이벌>에서는 주인공 다인의 친아버지인 골프웨어업체 사장으로, KBS <태양인 이제마>에서 이제마의 스승인 구자인 역으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박원숙은 KBS <당신 옆이 좋아>와 SBS <라이벌>에 출연중이다. 한동안 사극 열풍이 불 때에는 어려운 사극을 소화할 만한 중견탤런트가 한정돼 있어서 조연이나 단역들이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거의 주연급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비중이 큰 역을 맡는 중견탤런트들마저 3개의 방송사를 오가며 아침저녁, 평일과 주말 내내 봐야 하는 현상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회원수만 3천여 명이라는 연기자 중 배우가 그렇게 없는 걸까.
중견 탤런트들을 방송사에서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떤 배역이든 소화할 수 있는, 안심하고 맡길 만한 중견탤런트들이 한정돼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리 젊은 인기탤런트들을 기용한다 해도,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가진 중견 탤런트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드라마가 불균형한 상태가 되기 쉽다.
그래서 새 드라마에는 반드시 관록 있는 중견탤런트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관록’은 누구한테나 붙는 게 아니다. ‘겹치기 출연이 무리 아니냐’는 지적에도 ‘쉽진 않지만 드라마마다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도록 시치미 떼고 연기할 자신 있다’는 변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
그렇다고 해도 겹치기 출연은 곧 부작용을 낳는다. 한 번에 한 작품의 캐릭터에 몰입하기도 힘든데 전혀 다른 혹은 너무 비슷한 역을 맡다 보면 본인도 헷갈리기 쉽다.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도 비슷비슷해 보인다. ‘이 사람이 나오니까 당연히 저 드라마인 줄 알았더니 보다 보니 아니더라’는 웃지 못할 일도 충분히 벌어질 상황이다. 겹치기 출연의 희생자는 결국 시청자가 되는 셈이다.
|
||
| ▲ 김재원 | ||
<신세대 스타도 매한가지>
중견탤런트들의 경우만 문제가 아니다. 신세대 연기자들도 겹치기 출연이 심화되면서 눈총이 심해졌다. 김재원은 올 상반기 출연 드라마가 호평을 받으면서 방송사들의 캐스팅 표적이 되어있다. 그러나 하필 같은 시기에 각기 다른 방송사의 드라마에 출연을 결정, ‘벌써부터 겹치기냐’는 염려를 듣고 있다.
PD들과의 각별한 친분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지만 겹치기로 얼굴을 내보이다 신선한 이미지가 일찍 소모되는 게 아닐까 우려의 소리도 높다. 공효진 역시 비슷한 사정. 드라마만 해도 SBS <화려한 시절>이 끝나자마자 MBC <네 멋대로 해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영화는 무려 4편이다. 이미 개봉한 <서프라이즈>, <긴급조치 19호> 외에도 <품행제로>, <철없는 아내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촬영이 한창이다. 김민정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