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땐 손 내밀더니, 지금은?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어요.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만큼은 알아줘야 할 것 같은데요?”
여야가 다르지 않았다. 당의 소통 노력에 대해서만큼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청년당원들은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박진호 새누리당 대학생위원장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청년운동에 관해 가장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준 곳이라서 새누리당을 선택했다”며 “지금까지는 첫인상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승주 새정치연합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도 “당의 청년정책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청년당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열악한 아르바이트라도 인생에 좋은 경험이다”라는 발언을 예로 들며 “청년들과의 소통 코드를 맞추지 않는 이상 불통 이미지는 쭉 갈 것”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청년당원들도 “소통이 실제로 잘 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만간 새정치연합 내에 청년위원회 내 실무를 지원할 청년국이 신설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기대치가 낮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년당원은 “곧 만들어질 것이라지만 정확한 때는 아무도 모른다”며 “기존의 생활정치국이 청년국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뿐인데 과연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상대 당의 청년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새누리당의 한 청년당원은 “소통 이미지를 선점한 새정치연합이 부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소속 정당인은 “(새정치연합의) 이미지와 실제의 괴리가 있다”면서 “설사 쇼맨십이라도 20대를 기용하는 혁신적인 새누리당의 인사나 당직자 공개채용 등은 부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통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도 “부족한 부분은 사실이나 이제 새롭게 시작하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양당의 청년당원들 모두 전반적으로 평가가 박했다. 특히 선거철과 평상시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같았다.
새누리당 청년당원 A 씨는 “대선 당시 국회의원들이 주최하는 대학생 간담회 때 ‘이게 쇼맨십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총학생회장들이 많이 와서 화제가 되면 뭐하나. 정작 청년을 향한 소통이나 이후 피드백이 없었던 의미 없는 자리였다”고 회상했다. 역시 새누리당 소속인 B 씨는 한 3선 의원에 대해 “선거철에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해놓고 대학생들을 의전 취급하더라”고 기억했다. 새정치연합 청년당원 C 씨도 “정치에 관심이 있는 지역 청년들은 인원동원용으로 이용하고 이후에는 연락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비판했다.
반면 각 당의 청년(젊은) 의원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바빠도 청년이랑 만나려는 시도는 계속 하더라”거나,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없다”는 등의 칭찬이 이어졌다. 물론 “결국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말해야 하는데, 청년 관련한 정책 입법을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장하나 새정치연합 의원은 “20~30대가 더 이상 소수가 아님을 당 내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적지 않은 의원들이 제도적 개선 및 정책 입법을 위해 노력하지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측은 “기존 정치권이 청년세대와 소통이나 제도 개선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 7월 16일 공식 출범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대해서 청년당원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한 청년당원은 “딱 떠오르는 청년 정책이 없다. 그 한마디면 끝난 거 아니냐”고 일갈했다. 새누리당 청년당원들은 보다 조심스러웠다. “청년위원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해보고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진행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식이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관계자는 “2030정책참여단을 통해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청년들의 의견을 들어왔고 그 결과물로 청년 이슈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제기도 한 것”이라며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결실 있는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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