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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성사진(설명없음)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 @ilyo.co.kr | ||
검찰의 연예계 성상납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정재계까지 술렁이고 있다. 이른바 ‘3K리스트’가 돌면서 성상납을 했다는 연예인들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유명인사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
애초 PR비 비리 수사에서 시작된 이번 검찰 수사는 연루된 기획사 관계자들과 PD들을 차례로 구속하면서 한 가닥 매듭을 짓는 듯 보였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연예계 ‘마담뚜’ 로 활동했다는 A씨가 ‘성상납’ 대상자를 거론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수사의 방향은 PR비에서 성상납 문제로 불똥이 튀고 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 강력부 김규헌 부장검사는 “성상납 문제는 앞으로의 수사 초점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말은 성상납 쪽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것.
이는 두 가지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하나는 액면 그대로 이제껏 진행해왔던 PR비 비리 수사에만 초점을 두고 마무리짓겠다는 것. 그리고 성상납으로 불거진 문제들을 ‘정면돌파’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과연 이번 연예계 비리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까. 거물급 인사들까지 연루된 대형 섹스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을 검찰은 어느 정도나 점치고 있는 걸까.
성상납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른바 ‘3K리스트’에 대한 소문이 구체화되면서. ‘3K리스트’란 성상납을 했다는 세 명의 스타급 여자연예인을 말하는 것으로 이들은 유명 연예기획사에서 활동했던 A씨가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연예인들을 PD 등 고위방송관계자들에게 소개시키는 브로커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소속 기획사 대표와 가까이 지내 결혼설까지 오갈 정도였다고 한다. 마당발이었던 A씨는 따르는 여자연예인들이 꽤 많았고 이들 중에서 ‘픽업’해 고위층에 연결하는 일을 도맡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스스로도 성상납을 했다고 밝혀 더욱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뜨고 싶으면 A에게 줄을 대라’는 말이 돌 정도로 유명인사들과 ‘거래’를 트고 지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A씨는 연예인 성상납 수사에 핵심을 쥐고 있는 중요인물. 항간에는 “A씨가 입만 열면 대형 섹스스캔들이 터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오갈 정도다. 그러나 검찰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A씨는 외국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언제쯤 ‘A리스트’의 전모가 밝혀지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3K’외에도 거론되고 있는 유명 여자연예인들이 많다는 사실. 연예인들의 성상납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들은 또 다른 연예홍보 브로커 B씨에 의해 드러난 인물들로 역시 한 유명 기획사에 소속돼 조직적으로 성상납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 대표 C씨는 연예계에서 ‘포주’로 불릴 정도로 연예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다고 한다. 특히 신인이거나 무명 여자 연예인들 중 얼굴이 반반한 이들을 골라 고위층에 ‘상납’한 뒤 이들을 띄우는 방법을 즐겨 썼다고.
이러한 ‘리스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인 K씨, J씨, C씨 등과 재벌 2세 P씨, S씨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상납 대상자가 단지 방송관계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이들의 실명까지 드러난 마당에 ‘물증’만 확보된다면 그로 인한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아직까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관련자들의 진술확보도 어렵지만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증거를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은 단지 첩보 수준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성상납의 대가성 여부도 관건이다. 얼마 전 한 방송사의 PD는 검찰 조사 중 “사랑해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확실한 정황증거 없는 검찰 수사가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진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거론된 여자연예인들 대부분이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연락이 두절돼 의구심을 갖게 한다. ‘3K’중 한 명인 탤런트 K씨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고 싶다. 어떠한 인터뷰도 사절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또다른 K씨는 ‘휴가차’ 외국에 머물고 있다. 또한 PR비 수사의 핵심정보를 제공한 매니저 아무개씨가 구속된 이후 ‘몸조심’을 하고 있는 H씨의 경우 영화 촬영이 시작됐지만 미국에서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각종 리스트는 흉흉하게 나돌지만 관련자들은 모두 입을 다문 상황. 검찰은 “현재로선 성상납 문제로까지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며 PR비 수사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사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대대적인 연예계 비리 수사는 이쯤에서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거론된 연예계, 정재계 인물들을 소환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나 확실한 증거가 포착된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과연 검찰은 앞으로 어떤 칼을 빼들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