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에서도 ‘양’으로 이름 지어지는 그녀들은 이니셜 하나만으로 온 나라의 서버를 마비시킨다. 이번에도 그 C양을 알아내느라 기자들은 온 신경을 쏟았고 그러다 갖가지 정보에 입각하여 한 탤런트로 집중되고 그녀의 인생도 다른 많은 ‘양’들처럼 사그라지는가 했다. 하지만 진보된 네티즌들은 그녀를 살려내는 듯 했다. 대중의 관음증이 한 개인의 삶을 말살해도 되는가에 대해 성토하고 스스로 자정작용을 했다. 그리고 C양의 비디오 건도 한풀 꺾이는가 싶었다.물론 그 와중에도 비디오에 대한 이러저러한 소문은 돌고 돌았다.
사정기관으로부터 흘러나온 정도라며, 예전부터 있던 비디오인데 그녀가 유명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라는 관 측에서부터 그녀를 범하는 매니저의 웃음이 비열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는 목격담까지 오고갔지만 그래도 실체는 보이지 않고 사라지는 사건인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더욱 충격적인 소문이 오고 가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보다 더 구체적인 목격담까지 나타난 것이다. C양은 그 C양이 아니라 좀더 유명한 탤런트이고 그녀와 관계하는 남자 역시 굉장한 유명인이라는 소문이었다. 그가 그녀를 픽업했다는 사실까지 뒷받침하며 더욱 신빙성을 더해갔다. 하지만 아직도 확인은 되지 않은 상태로, 자정작용도 의미 없을 정도로 파급되어 있는 중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이런 비디오 사건은 얼마든지 있다고 한다. 한 무역상이 일본 출장시 한국 비디오라고 해서 봤더니 자신이 애인과 비디오방에서 관계하는 모습이 나오더라는 경험은 충격적이었다. ‘몰래 카메라’라는 딱지를 붙이고 스팸메일의 배너로 움직이는 것들의 대부분은 연출이지만 그 중에는 실제도 있다고 하니 이것은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는 아닌지도 모르겠다.
몰래카메라는 일반인의 침실까지 관음증의 촉수를 뻗어오고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몰래카메라를 찾는 안테나를 구입하고, 또 몰래카메라 장착자들은 그 주파수에 걸리지 않는 카메라를 더욱 극소형으로 찾고. 이 악순환은 국민적인 관음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일반인의 비디오들은 대중의 관심에서 약간은 비껴있다는 점에서 연예인들보다는 덜 치명적이다. 그런 이유로 여자 연예인의 비디오는 그 해 최대의 화두가 되고, 검색어 1위가 된다.
A양의 비디오가 비아그라 수입을 촉진시켰다는 우스개는 단지 우스개만은 아니었다. 그 사건으로 섹스가 완전히 수면 위로 급부상 했다고 섹스 칼럼니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B양의 비디오 역시 C양과 다를 것 없는 파급으로 대중을 강타했었다. 차이가 있다면 연인사이의 은밀한 관상용과 매니저의 보험용이라는 정도.
여자 연예인이 신인 때 가장 경계해야할 상황이 바로 이런 제안들이다. 그녀를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스타로 만들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몸으로 때워가며 스타로 만들건 초기 투자를 한 매니저들은 그녀가 대성하여 본전을 찾기를 원한다. 딴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처럼 매니지먼트 사업이 대형화, 기업화되는 추세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니저의 전재산은 그녀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공들인 그녀들이 자신들을 떠나는 건 배반의 상처라기보다는 사업의 실패고 곧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다. 매니저들은 그녀와 연인관계가 되거나 아니면 솔직하게 보험용이라는 치사한 단어를 들먹이며 그녀들의 미래를 저당잡는다.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비디오를 찍어두거나 동거의 형식을 취하는 것. 고소건으로까지 비화되었던, 모락모락 비디오건까지 소문이 일고 있는 탤런트 D양의 경우에도 동기와 과정은 달랐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인 상황을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괴담처럼 돌고 있는 비디오건은 상상외로 많다.
가수와 배우로 한 매니저에 소속되어 있던 E와 F, 그리고 그 매니저와의 쓰리섬 비디오, F를 잡기 위해 그 볼모로 F의 엄마와 그 매니저가 관계하는 비디오가 있다는 등 F와 관련해서는 비디오의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한번 크게 이런 종류의 비디오의 주인공으로 괴로움을 당했던 G와 연예인 H의 경우, A보다 더한 내용의 비디오가 검찰에 보관되어 있다는 등의 소문도 있다. 호색한으로 알려진 아이돌 그룹 출신의 I가 직접 관계하며 촬영한 연예인비디오와 양성애자로 알려진 뮤지션 J의 국적을 불문한 엽기적인 행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비디오도 있다는 설까지 있다.
연예인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궁금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어떤 목적에서 몸을 볼모로 잡히는 그 장면을 목도하는 것이 과연 그 연예인의 은밀한 사생활일까? 매니저들은, 여자 연예인들은 그것 말고는 미래를 확인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걸까?
연예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