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야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이어트는 여성들에게 평생의 숙제다. 보통 다이어트라 하면 모델처럼 깡마른 몸매를 동경하며 식단관리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여성들의 다이어트 목표에 변화가 생겼다. 비쩍 마른 몸보다 적당히 근육 잡힌 탄력 있는 몸매를 원하기 시작한 것. 자연스레 건강한 몸매를 소유한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들까지 하루아침에 ‘몸짱’이란 수식어를 달고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잠깐의 레이싱모델 활동 뒤 배우로 전향한 유승옥은 대중들에게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발달한 하체 때문에 지방흡입 시술을 받는 등 안 해본 것이 없었으나 결국 해결책은 운동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철저한 식단관리도 더해 완벽한 몸매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유승옥의 피나는 노력은 이내 결과물을 냈다. 지난해 11월 근육과 포즈, 연기, 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대회는 그동안 서양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유승옥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커머셜 모델 부분에서 동양인 최초로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은 유승옥은 올해부터 ‘우월한 몸매’를 내세워 방송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1월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즉석에서 신체사이즈(35-23.5-36.5)를 공개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뒤이어 열린 ‘철권7’ 론칭쇼에서는 새로운 캐릭터인 카타리나 코스프레로 또 한 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연달아 대박을 터뜨린 유승옥은 웹드라마 <소녀연애사>의 주연으로 발탁되고 케이블채널 뷰티프로그램 MC 자리를 꿰차는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박초롱은 전공지식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몸에 익힌 운동실력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일 아침 MBC <뉴스투데이>의 ‘1분 튼튼건강’을 진행하며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직장인 남성들까지 바쁜 출근길에도 박초롱을 보기 위해 텔레비전 앞에 앉을 정도였다. 또한 박초롱은 ‘5분 코르셋 운동’ 등 간단한 방법으로 몸매 관리를 할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해 여성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귀여운 동안 외모와 달리 볼륨 있고 탄탄한 반전몸매를 자랑하는 박초롱은 ‘1분 튼튼건강’ 하차 후에도 방송인으로 맹활약 중이다. 배우 류승룡과 동반 CF를 찍어 눈길을 끌었으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웹드라마 <테크파달 다이어리>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가장 늦게 ‘몸짱 스타’ 대열에 합류했지만 대세로 떠오른 피트니스 모델 예정화(28)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정화는 자신의 이름보다 ‘사격녀’ ‘동아대 여신’이라는 별칭으로 온라인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몸에 딱 달라붙은 티셔츠와 화이트 스키니진을 입고 사격을 하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 하나가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것이다. 당시 사진을 본 남성들은 “완벽한 몸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 주인공이 예정화였다.
알고 보니 예정화는 KNN(부산경남방송) <생방송 투데이>에서 ‘예정화의 투데이 피트니스’를 진행하는 피트니스 모델이었다. 그는 남성들도 따라 하기 힘든 고난도 동작을 소화해내 완벽한 몸매뿐 아니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도 찬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2015 미식축구월드컵 국가대표팀 스트렝스 코치(Strength Coach)로 임명돼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스트렝스 코치는 본격적인 훈련을 하기 전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과정을 통해 훈련에 적합한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운동을 담당한다.
‘운동하는 여신’ 톱3에 이름을 올린 유승옥, 박초롱, 예정화 외에도 몸매로 주목받는 여성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의사를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왕혜문(40)은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9월 ‘플렉스 비키니 모델 서치 아시아 대회’에 참여해 빼어난 몸매를 공개했다. 이처럼 자신만족을 위해서, 스타가 되기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근육 키우기에 빠진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은 ‘탄탄한 몸매’ 열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근육녀 열풍’ 웃는 이는? 다이어트 업체는 살찐다 지방을 태워준다는 다이어트용 젤을 온몸에 바르며 샐러드 한 젓가락도 철저히 칼로리 계산을 해가며 먹는다. 그러면서도 운동은 꺼리고 대신 몸매 보정을 돕는 속옷을 택한다. 흔히 떠올리는 여성들의 다이어트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여성들의 다이어트가 달라졌다. 우선 잘나가는 다이어트 용품부터 변했다. 예정화가 몸 만들기를 지도하는 모습. 그런데 볼륨 있는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다이어트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올해 큰 변화가 생겼다. 단백질 셰이크 판매가 전년 대비 600%가 급증하고 운동기구 판매량도 79%나 늘었다. 특히 단백질 셰이크 판매 비중은 전체 다이어트 제품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뷰티 쇼핑몰 관계자는 “다이어트 트렌드가 능동적으로 변하면서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기보다 탄탄하게 근육을 만들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덕분에 근육운동에 필요한 운동기구나 헬스복, 요가복, 단백질 보조식품 등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균형 잡힌 몸매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분야는 또 있다. 바로 트레이닝 센터다. 부상 없이 예쁘게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덕분에 남자들이 대부분이던 트레이닝 센터에 여성들의 비율도 증가했다. 또한 여성들만 이용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가 유행하는가하면 월 100만 원 내외의 고급 퍼스널 트레이닝도 인기다. 개인 전문 트레이닝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조 아무개 씨는 “우리는 특수 장치를 이용해 일주일에 3번 정도 하루 30분만 운동하면 충분히 원하는 몸매를 얻을 수 있다. 매일 스마트폰으로 식단관리도 해주는데 비용은 월 60만~100만 원이다”며 “스스로 식단관리가 어려운 회원들에겐 우리와 연계된 다이어트 전문 식당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만큼 먹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비싸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균형 잡힌 근육과 볼륨감이 중시되는 다이어트 열풍은 미성년자들의 지갑까지 열게 만들었다.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이상 성장이 끝난 성인 여성은 아무리 운동을 해도 완벽히 균형 잡힌 몸매를 갖기란 쉽지 않다. 오랜 습관의 결과물로 삐뚤어진 체형을 한순간에 바로잡기는 불가능한데다 의학적인 도움 없이 볼륨감을 키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노린 다이어트 관련 업체들은 “몸매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며 미성년자들을 유혹해 배를 불리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명한 한 다단계 회사는 여고생들을 동원해 “하루 한 끼만 밥 대신 셰이크를 먹으면 단백질 권장량은 모두 섭취하면서 칼로리는 낮춰 몸매 관리를 돕는다. 친구들과 함께 사면 할인율이 높다. 나중에 후기도 써주면 사은품도 받을 수 있다”며 온라인 광고에 열중하고 있었다. [박] |
헬스장 변태 주의보 밀착 운동복녀 보면 ‘하악하악’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헬스장에 몸매 좋은 여성이 몸에 딱 붙는 운동복을 입고 나타난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아마 두 가지의 시선이 동시에 집중될 것이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아도 서로를 경계하는 여성들의 따가운 시선과 대놓고 보진 못해도 기회만 나면 힐끔힐끔 쳐다보는 남성들의 시선이다. 일요신문 DB 한번 눈길을 주는 것에서 그친다면야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최근 ‘운동복 변태’들이 급증해 헬스장을 찾는 여성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헬스장에서 변태를 만난 적이 있는 박 아무개 씨(여·28)는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을 함께 하는 곳이라 운동복을 제대로 챙겨 입은 여자들이 많았다. 그날도 요가 수업 후 운동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러닝머신을 뛰었는데 어느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폰을 보는 척 뒤를 비춰봤더니 웬 아저씨가 날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더라”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훔쳐보는 것에서 나아가 몰래 사진촬영까지 하는 변태도 있다. 허 아무개 씨(여·27)는 “헬스장만 오면 3~4시간씩 머물다 가는 아저씨가 있었다. 운동 와서도 설렁설렁 러닝머신을 걷거나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다들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헬스장에서 그 아저씨가 어떤 여성의 사진을 찍다 적발됐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 아저씨 폰에는 허 씨가 다니던 헬스장 말고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몸에 밀착되는 운동복을 입은 여자들을 찍은 사진이 가득해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더 황당한 점은 그런 짓을 해놓고도 헬스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사과는커녕 ‘여자들이 저렇게 입는 건 남자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거 아니냐’며 자신의 떳떳함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