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의원, 주성영 의원, 정동영 장관(왼쪽부터) | ||
베스트 정치인
정치부 기자 50명 가운데 9명이 ‘올해의 베스트 정치인’으로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을 꼽았다. 기자 5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심 의원을 올해의 베스트 정치인으로 선정한 셈이다. 정치부 기자들은 심 의원이 “민주노동당을 대변했다” “국정감사 등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똑 부러진다” 등의 선정 이유를 들었다.
심 의원에 이어 “여당 의원이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 등에게도 소신 있게 발언했다”는 이유 등으로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이 기자 5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28일 대정부질문에서 노 대통령을 향해 “가급적 이념 문제에 대해서는 한 발짝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총리에 대해서도 “출타 중 총리의 언표(유럽 순방 중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비난했던 발언) 또한 총리답지 않았다”고 ‘쓴 소리’한 것에 대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4명,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박진 의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등이 각각 3명, 김원기 국회의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각각 2명의 기자로부터 ‘베스트 정치인’으로 꼽혔다.
워스트 정치인
불명예스럽게도 올해 워스트 정치인은 검찰 출신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꼽혔다. 정치부 기자 18명은 최근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 의혹을 제기한 주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기자들은 주 의원을 가리켜 “막말 정치의 대가” “아직도 자신을 공안검사로 아는 정치인”이라고 혹평했으며,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제기로 대치 정국을 초래했으며, 국회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최악의 정치인 선정 이유를 밝혔다.
주 의원에 이어 5명의 기자들이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워스트 정치인으로 선택했다. “너무 튄다” “너무 나선다” “남을 배려하지 못한다” “독불장군” 등의 이유로 유 의원을 불명예스러운 정치인 대열에 포함시켰다.
또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 대해선 “과거 학생운동 시절에서 백팔십도 바뀌었다”고 지적했으며, 같은 당 정형근 의원에 대해선 “고문 전력을 반성 않는다” “색깔논쟁 제기” 등의 이유를 들어 각각 4명의 기자들이 최악의 정치인으로 꼽았다.
이밖에도 이해찬 국무총리와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박혁규 한나라당 의원 등에 대해선 각각 3명, 노무현 대통령과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해선 각각 2명의 정치부 기자들이 ‘워스트 정치인’으로 꼽았다.
2005년 주목
‘2005년 가장 주목받을 만한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기자들은 정치인 20명을 꼽았다. 이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8명의 기자로부터 새해 주목받을 정치인으로 선정됐다. 통일부 장관인 까닭에 “남북문제 이슈 리더” “남북정상회담 가교역” 등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 장관이 내년 4월2일로 확정된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인지, 4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인지를 놓고도 관심이 쏠린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차기 대권 주자로 거명되면서 그의 대권 행보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기자들은 전망했다.
다음으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근혜 대표가 새해 가장 주목받을 정치인이라고 각각 5명의 기자들이 꼽았다. 김 장관의 경우 “대선 경쟁에서 당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지”, 박 대표는 “지도력에 대한 검증과 이미지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4명의 기자들은 “차기 대권 도전”과 관련해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이명박 서울시장과 열린우리당 문희상·최재천 의원 등은 각각 3명,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도 각각 2명의 기자들로부터 새해에 가장 주목받을 정치인으로 꼽혔다. 이 시장은 “강력한 카리스마”, 문 의원은 “차기 유력한 당의장 후보”, 최 의원은 “과감한 추진력”, 원 의원은 “한나라당 변화 추진 여부” 유 의원은 “당 세력 판도의 핵심”으로 각각 주목받을 것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최 의원과 유 의원은 ‘올해 최악의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도 지목됐지만, ‘새해에도 주목받을 정치인’으로 꼽혀 눈길을 끌었다.
유력 차기 주자
2007년 실시되는 대선에 출마할 대권 후보로 15명의 정치인이 거명됐다. 이 중 기자 28명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20명), 이명박 서울시장(19명), 고건 전 국무총리(16명),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10명), 손학규 경기도지사(9명), 이해찬 국무총리(8명) 순이었다. 그리고 ‘정계 복귀설’이 나돌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등이 각각 2명의 기자로부터 차기 대권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됐다.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 주자로 정동영·김근태·이해찬 등이 출마 유력 후보로 꼽혔고, 한나라당에선 박근혜·이명박·손학규·이회창·원희룡 등이 거명됐다. 소속 정당이 없는 고건씨도 대권 주자에 포함됐다.
이 밖에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이 대권 주자로 출마할 것으로 점쳐 졌다. 여기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차기 후보로 꼽는 경우도 있었다.
베스트 국정감사
정치부 기자 7명은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가장 잘 수행한 사람으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을 꼽았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박 의원에 대해 기자들은 “피감기관에 대한 분석력이 뛰어났다”고 호평했다. 다음으로 ‘올해의 베스트 정치인’으로도 뽑힌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해 6명의 기자가 “정부의 재벌정책 추궁이 뛰어났다” “열정적 자세로 국감에 임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또 보건복지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에 대해서도 “국감에서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판사’ 출신으로 법사위 소속인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에 대해선 “국감장에서 신중하게 발언했다”는 이유 등으로 각각 3명의 기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한나라당 심재철(문광위)·박순자(산자위)·이재창(행자위) 의원, 열린우리당 정봉주(교육위) 의원, 민주당 손봉숙(문광위·여성위) 의원 등도 각각 기자 2명으로부터 국감 베스트 의원으로 꼽혔다.
막말 정치인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막말 정치’는 17대 국회에서도 계속 됐다. 막말하는 정치인 숫자와 횟수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구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설문에 응답한 기자 50명 가운데 무려 절반인 25명이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막말 정치인 최고봉으로 꼽았다.
기자들이 뽑은 주 의원의 ‘막말 어록’은 이렇다. “우리 사회는 비생산적 업무종사자(민가협 등 NGO)가 기업과 노동자인 생산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기생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이다.”(지난 10월15일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장, ‘NGO=사회적 기생층’ 발언)
‘정쟁의 선봉’에 설 수밖에 없는 여야 대변인도 ‘막말 정치인’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응답 기자 4명)과 한선교 전 대변인(2명),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2명) 등이 다음 순위로 뽑혔다.
특히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3명)도 ‘막말 정치인’으로 지목됐다. 기자들은 유 의원이 당내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을 겨냥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비난했던 발언을 막말로 꼽았다. 또한 개혁당 출신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소속인 유 의원이 ‘노사모’ ‘국민의 힘’ 등 친노 그룹이 결성한 ‘국민참여연대’를 겨냥해 “진짜 친노는 참정연밖에 없다”고 반박했던 발언도 기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