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은 외모가 아닌 플레이 자체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는 주인공이 됐다. 물론 그 환상적인 플레이에 더불어 순수한 열정과 준수한 외모까지 갖춘 젊은 선수 서너명은 가히 단군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모든 방송은 그들을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고스란히 스포츠신문의 첫장을 장식하고 있다. 그들의 몸에 걸치기만 해도 최소 몇억원의 홍보효과는 충분하다고 판단한 업체들 역시 몸이 닳아있다.
최근 연예인들과의 부적절한 담합으로 쓴소리를 듣고 있는 몇몇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대형 미용실 역시 이 과열현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축구선수 A는 최근 열애설로 몸살을 앓았다. 그의 함구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결국 그 모든 스캔들의 진원지는 그가 다니는 한 업소였다. 이 업소를 경영하는 유명 인사 C가 매파가 되어 스캔들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와 스캔들이 난 대부분의 연예인이 같은 업소에 출입하고 있다는 게 가장 두드러진 근거다.
C는 A가 잡지 모델로 등장하거나 CF를 찍을 때도 강한 입김을 작용해 왔다. 잡지에 찍은 화보를 방송에서 다시 내보내려 하자 자기 이름을 반드시 거명해야 한다고 잡지사에 요구하는가 하면 그의 광고 촬영 때는 스태프들에게 자신에게 일을 맡기지 않으면 촬영에 응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 떼를 쓰기도 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D는 어떨까. D는 예상외로 그리 유명하지 않은 미용실을 이용하고 있는데, 그를 섭외하는 데도 그 미용실은 주 공략대상일만큼 영향력이 있다. 촬영장에서는 미용실의 스태프 서너 명이 그를 에워싸고 피곤할 것이라며 안마까지 해주는 등의 행동으로 주변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다른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E는 움직이는 최고의 간판이 되어버린 D를 자신의 숍으로 오게 만들기 위해 할 수만 있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할 듯하다. 선이 닿을 것 같은 모든 줄을 동원하여 그를 자신의 손에 넣으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하지만 어떤 연예활동도 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강력한 D가 다니던 미용실을 바꿀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그래도 E는 아직 주변 공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미 많은 광고출연으로 미용실의 역할을 잘 알고 있을 F 역시 미용실들의 공략 대상이다. 그의 아내까지 대상에 포함돼 있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노력은 치열하다. 영리하게도 그 부부는 아직 어느 한 미용실에 ‘전속티켓’을 발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만간 어느 한 곳의 손을 들어줄 듯해서 다른 미용실들을 실망시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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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많은 업체들은 홍보와는 상관없이 그들에게 많은 것을 암암리에 선물했다. 히딩크의 옷을 사러 온 엘리자베스에게 기백만원의 드레스와 양복을 선물한 한 수입브랜드. 엘리자베스는 절대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여러 번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브랜드 담당자를 더욱 감동하게 했다.
히딩크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와인을 마시며 쉬고 싶다고 하자 와인업체들은 앞다투어 와인을 선물했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다고 말한 날은 대표팀 숙소 앞에 샴페인 업체의 운반차량이 몇 대씩이나 찾아왔다고 한다. 그날 히딩크는 호텔의 매니저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술을 받았다고 정중하게 주의를 주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라는 말 역시 잊지 않았다. 과연 명장에게는 그만한 매너가 있는 것 같다.
앞서 말한 F 역시 카퍼레이드를 며칠 앞둔 날, 한 유명 브랜드에서 진회색의 수트를 사갔다고 한다. 그의 플레이에 아주 좋은 인상을 받은 한국 지사장의 배려로 그 수트를 증정받을 수도 있었으나 그는 완강히 사양했다.
다만 그 다음날, 그 날의 컬러 코드가 진남색인 것을 알고 다른 컬러의 옷을 협찬해달라고 요청한 정도였다. 협찬을 받으러 온 그의 아내에게 홍보담당자가 선물로 주겠다고 했으나 그녀 역시 완강히 고사해 허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축구 선수다. 말 그대로 피나는 노력으로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치의 선물을 준, 순수한 열정의 스포츠맨들이다. 그들을 상품으로 사들이려는 얄팍한 유혹은 당치도 않다.
머리를 어디서 했느냐는 질문은 미스코리아도 아닌 그들에게 왜 해야하는 거며, 어느 미용실에서 했다고 대답해야 하는 그들은 또 무엇인가. “아내가 다니는 강릉, 동네 미용실에서 했어요.” 이게 바로 축구선수의 대답이 아닐까? 그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면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