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미화, 김국진, 심형래 | ||
‘흰눈 사이로~ 달릴까말릴까 달릴까말릴까’라는 코믹한 노래 가사와 함께 심형래의 영구스러운 억양은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 전까지는 당대 내로라 하는 남진, 나훈아 등의 정상급 가수들만 캐럴음반을 낼 수 있었다. 70년대에는 어린 소녀가수 박혜령의 캐럴음반이 몇 년동안 인기를 누렸다. 80년대 초반까지도 김민희 정여진 등 아역배우나 소년소녀 가수들의 캐럴음반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심형래의 돌풍 이후 독특한 유행어와 개인기를 무기삼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개그 캐럴이 등장했다. 심형래 이후 웬만큼 인기를 누린 개그맨이라면 한 번씩은 캐럴을 냈다.
순악질 여사 김미화 김한국의 ‘행국이 캐럴’, 최양락의 ‘네로와 함께 하는 캐럴’, 서세원의 ‘왠지이 캐럴’, MBC <웃으면 복이와요>팀의 ‘개그 캐럴송’, 박수홍•김국진•김용만• 김수용 등 개그4인방의 ‘크리스마스 우리들의 겨울’, 최근에는 개그 콘서트 캐럴 ‘사바나의 크리스마스’, 김국진의 ‘캐럴 믹스’, 지난해 나온 수다맨의 ‘연변 캐럴’에 이르기까지.
어느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개그캐럴음반이 으레 나와야 할 것 같고, 개그맨이라면 자신의 캐럴 음반을 한 번쯤은 발표해야 명실상부한 인기개그맨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됐다. ‘캐럴음반=인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올해도 그 공식은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