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도시적인 엄정화의 기존 이미지 때문에 배역과 관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쌍꺼풀 수술 자국과 시골아낙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른바 ‘쌍꺼풀 수술’ 논란이 대표적 예.
최근 엄정화는 이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내 눈 때문에 거슬린다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나’라고 당당히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드라마 <아내>의 촬영현장인 KBS 수원세트장에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엄정화를 만났다.
드라마 속의 ‘현자’는 엄정화의 원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섹시미로 무대를 휘어잡던 그녀지만 촬영장에서는 영락없는 시골 아낙네. 감정에 몰입하면 그 큰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린다.
▲ 섹시퀸의 변신 드라마 <아내>에서 시골아낙 ‘현자’로 분한 엄정화. | ||
▲사실은 내 역할이 ‘시골아낙’이 아니었으면 드라마를 안 했을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다는 것에 오히려 마음이 끌렸다. <아내>의 연기 자체가 외모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고 세밀한 감정을 이끌어내야 하고 그런 점에서 ‘현자’역이 매우 만족스럽다.
─최근 쌍꺼풀 수술 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드라마 <아내>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3cm는 돼 보이는 쌍꺼풀 수술 자국이 거북하다”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연기자에게 그런 부분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연기자는 연기로, 가수는 노래로 평가받는 것 아닌가? 연기를 정말 잘하면 겉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엄정화’가 아닌 드라마 속의 ‘현자’를 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내친 김에 ‘민감한’ 질문을 하나 더 했다. 바로 교제중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
─언론을 통해서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사람이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 밝혀달라. 동료 연예인인가. 아니면 직장인이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인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다. 언론에 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분이 꽤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들었다. 사실 연예인이라고 이성을 사귀는 사실 자체를 숨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이도 있고 이성을 사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분을 보호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사람과 결혼할 예정인가.
▲현재로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 결혼계획은 전혀 없다. 일부 언론에서는 ‘올해에는 꼭 시집가고 싶다’라는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는데 잘못 나온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올해 8월께 나올 8집 앨범 때문에 올 한 해는 정신 없이 바쁠 것이다. 결혼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엄정화는 ‘욕심 많은 연예인’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만큼 의욕도 넘치고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아내>의 촬영 도중 담당 PD가 ‘OK’사인을 보냈지만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한 번 촬영하자고 요구하기도 한다.
─영화 <싱글즈>도 촬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평소에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특별히 <싱글즈>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시나리오는 한 달에 6∼7편 정도 들어온다. 내가 제일 관심 있게 보는 건 캐릭터다. ‘동미’라는 역은 활발한 커리어 우먼이다. 직장 상사에게도 과감하게 덤비는 개성 있는 배역이다. 내 실제 성격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의 ‘연희’도 캐릭터가 끌려서 출연한 경우다.
엄정화는 인터뷰 내내 성실하게 기자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모두 팬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남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