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나라가 스크린까지 정복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사진은 <오!해피데이> 촬영현장 모습.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올해로 스물두 살이 된 장나라는 ‘여배우로서 당당하게 서고 싶다’는 출사표와 함께 <오! 해피데이>를 첫 번째 영화로 선택했다. <오! 해피데이>에서 깜찍한 스토커 ‘공희지’역을 맡은 장나라는 ‘찍은 남자 내 거 만들기’라는 당찬 외침을 던지고 있다.
2001년 5월 데뷔한 이후 가파른 상승가도를 달리며 ‘나라짱’ 열풍을 일으킨 장나라는 상당히 축복받은 케이스다. 오랜 무명생활도, 서러운 조연생활도 겪지 않은 채 팬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
그러나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만큼이나 그녀에 대한 ‘시샘’과 ‘비방’도 적지 않았다. 얼마 전 연예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문 중 하나가 바로 ‘가짜 장나라’의 출현. 내용인즉슨, “강남의 모 나이트클럽에 장나라가 나타나서 화끈하게 놀다가더라”는 것이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까지 덧붙여지며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급기야 장나라측이 방송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아니라 나와 꼭 닮은 사람이다. 황당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범인’이 아닌 장나라를 닮은 애꿎은 피해자까지 낳은 후에야 불씨가 사그라들었다.
그래서일까. 장나라는 불과 몇 달 전에 비해서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스타로서 누리는 인기만큼 감당해야 할 아픔이 크다는 것도 이미 깨닫고 있는 것 같다. “헛소문이야 신경 쓰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제법 여유 있는 자세까지 갖추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이젠 주변의 시선에 상관없이 그저 열심히 연기하고 노래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의 인기를 누려보았기에 앞으로가 더 어려운 법. 장나라는 ‘이미지 변신’ 문제로 요즘 고심중이다.
지난해 12월 <오! 해피데이>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이 같은 기색이 엿보였다. 이번에도 그간의 이미지와 비슷한 ‘코믹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맡게 된 것에 대한 자신의 ‘변’이었다. 그러나 결코 변명의 성격을 띤 것은 아니었다.
장나라는 이제껏 짝사랑을 수도 없이 해보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더욱 ‘공희지’라는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 영화 속에서는 공희지가 형준의 아지트에 잠입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특히 이 신을 촬영하며 공감을 했다고 한다.
장나라는 “현실에서는 남의 집에 무단침입하면 범죄가 되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가능한 일 아니냐”며 “가능하다면 실제로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사람의 집에 몰래 가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든 마찬가지 아닐까요? 영화에서나마 화끈하게 내가 찍은 남자에게 속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어 후련하기도 해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오히려 장나라가 스토킹을 당할 우려가 더 크지 않을까. 장나라의 소속사인 퓨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은 팬들의 ‘극성’으로 몸살을 앓을 지경. 그래서 소속사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공지하고 있다. ‘오전 시간의 전화나 방문을 삼가 달라’ ‘방문 후 10분 이상의 지체를 삼가 달라’ ‘사무실 앞에서 배회하거나 앉아서 기다리는 행위를 삼가 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장나라는 한때 자신의 가짜 휴대폰 번호가 인터넷에 나돌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을 타인 명의로 개설하고 번호도 수시로 바꾸고 있음에도 어이없이 번호가 유출되는 일도 여러 번 겪어 보았다고 한다. 천하의 ‘짱나라’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곧 스크린을 통해 다시 만날 장나라는 “첫 영화이기 때문에 사실 많이 떨리지만 열심히 찍고 있다”면서도 “영화가 개봉되는 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다”는 말로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올 4월 개봉되는 <오! 해피데이>를 통해 여배우로 거듭나는 장나라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