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2년 전 층간 소음 시비를 피해 이사했는데도 피해자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어머니 집에 일시 방문한 피해자에게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흉기로 피해자의 복부에서 심장까지 깊숙이 찔러 살해해 범행 동기 및 수단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가 이 아파트에 거주할 당시 층간 소음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고 범행이 계획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하고 자수한 점,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5000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 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살던 조 씨는 지난 2011년부터 층간 소음 문제로 윗집에 살던 A(사망 당시 49세) 씨와 갈등을 빚어 왔다. A씨는 이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부인, 아이들과 함께 살다가 이듬해 어머니만 남겨놓고 인근의 다른 아파트로 이사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17일 저녁 선친의 제사를 지내려고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 조 씨는 A 씨 가족의 방문으로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항의하러 갔다가 A 씨가 제사에 필요한 음식을 사러 나가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말다툼을 벌였다. 조 씨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A 씨를 두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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