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복스, 미나, 백지영의 공통점은? 모두 가슴노출 사고를 겪은 댄스가수라는 점이다. | ||
지난달 27일 여성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가슴 노출 사고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인 26일 KMTV의 <쇼 뮤직탱크> 녹화 도중 베이비복스의 멤버 김이지가 노래하며 춤추던 중 입고 있던 탱크톱의 어깨끈이 풀어져 가슴을 노출하고 말았다는 것.
급히 옷을 추슬러 위기를 모면했지만 결국 녹화는 중단됐고 김이지는 옷핀으로 매무시를 고친 후 다시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또 다시 어깨끈이 풀려 하는 수 없이 손으로 옷을 잡고 가슴을 가린 채 녹화를 마쳤다는 것이 이날 방송사고의 전말이다. ‘가슴 노출’ 파장은 이후 며칠이 지나서도 ‘KMTV 직원들이 김이지의 가슴 노출 장면을 보여달라는 주변의 성화에 시달린다’는 내용으로 언론에 흘러나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그저 탱크톱 입을 때 여성들이 하는 누드끈이 끊어진 정도였는데 다음날 신문을 보니 가슴이 드러났느니 어쩌니 해서 황당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베이비복스측도 현장에서 벌어진 사태보다 다음날 신문 보도에 더 당혹스러워 했다고.
베이비복스의 코디네이터 윤진아씨는 “누드끈이 끊어져 가슴골이 보인 정도였는데 마치 옷이 다 흘러내린 것처럼 부풀려졌다. 베이비복스의 무대의상은 여성적이면서 섹시한 의상들이 많고 무대에서 격렬한 춤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 쓴다. 일일이 손으로 박음질하고 안전장치를 단단히 해서 옷이 흘러내릴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리허설 땐 멀쩡하던 것이 정식무대에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베이비복스의 가슴 노출 소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환경 콘서트에서도 멤버 이희진이 상의 어깨끈이 풀어지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 <태양인 이제마> 김유미의 ‘사고’ 장면. | ||
지난해 11월에는 가수 미나 역시 KMTV <쇼 뮤직탱크> 리허설 도중 상의의 뒤지퍼가 열려서 흘러내려 가슴이 그대로 드러날 뻔했다. 지난 2000년에도 가수 백지영이 KBS <뮤직뱅크> 생방송 리허설 도중 오른쪽 어깨끈이 풀어지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잦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고가 단지 우연이었는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상하게도 노출 사고로 화제를 뿌린 시기가 대개 가수들의 데뷔 혹은 컴백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 즉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홍보 전략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주장도 있다. 방송사의 의도적인 홍보 전략이라는 것이다. 댄스가수는 아니지만 탤런트 김유미의 경우 지난해 KBS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에 출연할 당시 연기 과정에서 가슴이 상당 부분 노출됐다. 방송에서는 편집됐으나 겁탈당할 위기에 처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드러났던 것.
당시 <태양인 이제마>의 홍보팀은 “김유미는 작품을 위해서라면, 더한 장면도 연기할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연기자로서 당당한 그녀 모습에 스태프들이 오히려 미안해했다”고 각 언론에 전했다. 그러나 기사와 함께 해당 장면 사진까지 공개한 데 대해 김유미는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홍보팀이 정중히 사과하는 소동마저 벌어졌다.
이런 ‘의심’에는 지난 2000년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에 출연했던 모델 조향기가 다이빙하던 중 수영복이 벗겨지며 가슴이 전부 노출된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된 전례가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제작팀은 ‘편집과정에서 못봤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고, 그런 까닭에 당시 시청률이 부진했던 <일요일 일요일밤에>가 무리수를 둔 것이란 주장이 꽤나 그럴듯하게 제기됐었다. 이후 사고의 당사자 조향기는 여러 프로에 출연할 기회를 얻으면서 현재 인기 MC의 반열에 올라있다.
‘스캔들과 인기는 정비례’라는 말이 있다. 여배우들이 스캔들을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스캔들이 터지지 않으면 내심 서운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여배우들이 노출로 주목받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팬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는 것보다야 이렇게라도 눈길을 끌어야 하는 직업적 필요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발사고’라는 명목 아래 터지는 가슴 노출에 팬들도 어느 정도 식상해져 있다는 것만은 알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