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영상제작실을 가장한 불법 영업이 속속 늘고 있다. 사진은 YTN 뉴스 캡처.
2000년대 초반 노래방과 유흥주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등장한 ‘노래방 도우미’는 노래방의 매출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유흥주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풍문에 많은 남성들이 주점 대신 노래방 도우미를 찾기 시작하면서 노래방은 연일 상종가를 쳤다.
노래방에 아가씨를 공급하는 보도방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퇴폐영업은 가속화됐다. 좀 더 자극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아가씨가 많다고 홍보하거나 경쟁업체의 험담을 늘어놓는 식이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집창촌 여성들이 노래방 도우미로 진입했다. 이후 스킨십 수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해 노래방 안에서의 성매매도 가능해졌다. 성매매를 하지 않아도 노래방 도우미를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혼녀나 용돈을 벌려는 주부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
2007년 즈음 등장한 ‘홀딱쇼’ 혹은 ‘나체쇼’도 경쟁이 치열했던 노래방이 탄생시킨 기형적인 퇴폐 영업이었다. 도우미 여성이 노래를 부르다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하는 것이 영업의 신호다. 손님이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여성은 나체로 테이블 위로 올라가 대담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전문적인 스트립쇼 수준은 아니지만 ‘홀딱쇼’가 가능한 노래방은 한때 손님이 줄을 서고 분점까지 낼 정도로 성행했다.
‘홀딱쇼’나 ‘나체쇼’를 하는 노래방을 근절하려는 경찰의 단속이 이어지자 2012년 즈음에는 또 다른 변칙 영업이 등장했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로 관리되는 ‘영상제작실’이 등장한 것이다. 영상제작실은 겉으로 보면 저렴한 비용으로 노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소규모 스튜디오 같다. 그러나 업소 안에 별도로 매점을 설치해 소매업허가를 받고 술과 음료 등을 팔거나 ‘코러스’를 가장한 도우미를 고용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영상제작실은 유흥주점업이나 노래연습장업에도 해당하지 않는 자유업에 속해 단속이나 처벌도 쉽지 않다.
최근 집중단속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단속에서 적발된 일부 업소는 ‘노래영상제작실’이라는 상호로 관할구청에 등록을 하지 않고 노래방 영업을 하고, 도우미인 ‘코러스’를 고용해 주류 판매를 해왔다. 앞서의 생활질서과 김 경정은 “관할 구청에 신고도 하지 않고 영상물 제작을 한다는 빌미로 노래기기를 갖추고 노래방 영업을 하는 업소도 있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로 관리되는 영상제작실이 노래방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풍속사범 단속은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진상 여자 동네조폭 사연 “날 도우미로 써라” 옷 벗고 난동 울산 남구 무거동 일대 식당과 노래방, 모텔 등의 업소에 “김 아무개 씨(여·44)가 떴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업주들은 바짝 긴장했다. 동네조폭인 김 씨는 상습적으로 동네 업소에서 난동을 부리고 영업을 방해해 이미 수차례 벌금을 물고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김 씨는 지난 3월 19일 오후에도 술에 취해 동네 노래주점을 찾았다. 김 씨는 다짜고짜 노래방 업주에게 “나를 노래방 도우미로 고용해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이에 노래방 업주가 난색을 표하자 김 씨는 욕설을 하며 냉장고에 있는 소주를 마음대로 꺼내 마시며 자신을 특별대우해주지 않는다고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소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김 씨는 소주를 마시다 소주병을 바닥에 던져 노래방 업주를 위협하기도 했다. 보다 못한 노래방 업주는 김 씨를 제지했지만 김 씨는 막무가내로 옷을 벗으려 했다. 업주는 옷을 벗으려는 김 씨를 다시 한 번 말렸지만 김 씨는 자신을 말리는 업주를 무차별 폭행했다. 결국 김 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울산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동네 상인들은 김 씨가 다시 영업방해 등으로 보복을 할까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동네조폭의 경우 생면부지가 아니기 때문에 업주나 동네주민들은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데 오히려 이것이 피해가 반복되는 요소가 된다. 보복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네조폭 단속 기간과 상관없이 모니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