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작 <올인> 이후 실제 연인 사이가 된 송혜교-이병헌 커플. | ||
한 여배우는 기자에게 슬며시 고백한 적이 있다. “XXX씨와 키스신을 찍는데 사실 너무 떨렸었어요”라고. 그런가하면 한 남성 연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별다른 호감이 없다가도 스킨십 연기를 하다보면 묘한 감정이 생길 때가 있어요. 그게 자연스런 현상 아니겠어요?”
드라마 속 커플이 훗날 실제 부부가 되는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연기중 싹튼 묘한 감정을 ‘제대로’ 발전시키면 이와 같은 성공적인 결과도 낳을 수 있는 법. 그동안 의심(?)받았던 키스신을 연출한 커플들이 또 언제 ‘공식 연인’ 선언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 너무나 리얼했던 키스장면들을 한번 되짚어 볼까.
차태현은 오는 6월 개봉되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서 손예진과 키스연기를 선보였다. 본인 입으로 “정말 짜릿했다”고 털어놨을 정도였으니 촬영장 분위기는 어떠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손예진은 이미 <클래식>에서 조인성, 조승우와 키스를 나눈 경험이 있었으나 차태현에겐 영화 속 첫 키스신이었다. 차태현은 키스신 촬영에 대해 “잠깐 동안 연기인지 실제상황인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고백할 만큼 긴장했다고 한다.
더구나 이 신은 차태현이 손예진에게 ‘당하는’ 기습키스였다. 얌전해 보이기만 하는 손예진에게 입을 내맡기고 있으려니 차태현은 내심 몸이 근질근질(?)하지 않았을까. 평소에도 워낙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차태현이었으니 말이다.
‘공주말투’를 유행시키고 있는 성유리도 SBS <천년지애>에서 첫 키스신을 찍었다. 그것도 두 남자(김남진, 소지섭)와였다. 1회부터 목욕장면을 선보이며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던 성유리는 연기자로서 첫 키스장면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첫 키스신인데 긴장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성유리는 “옷이 얇아 추워서 떨었지 키스신 찍을 때는 안 떨리던데요”라며 여유를 보였다.
오히려 긴장한 쪽이라면 성유리에게 입맞춤을 한 김남진이었다. 모델 출신인 그는 성유리와 마찬가지로 초보연기자. 그러나 키스신에 임했던 마음가짐은 전혀 달랐나보다. 성유리와의 키스신 촬영 이후 김남진은 “짜릿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둘 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이라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들은 드라마가 끝날 때쯤엔 친한 동료가 되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KBS <러빙유>에서 유진-박용하가 보여준 진한 키스신. | ||
보통 드라마 속 키스신에서는 볼 수 없는 ‘프렌치 키스’를 시도해 이천수에게 다소 낯 뜨거운 별명을 만들어주기도 했던 이 장면은 이천수의 솔직하고 도전적(?)인 성격에서 비롯됐다. 물론 이 장면은 편집됐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제작진은 예상외의 상황에 모두 식은땀을 흘렸다는 후문.
그런가하면 SBS <올인>의 종방과 함께 자연스럽게 커플로 연결된 이병헌과 송혜교의 키스신은 단지 연기만은 아니었을 터. 지금 생각해보니 ‘끈끈했던’ 당시 밤샘 키스신 촬영장면은 이미 두 사람의 앞날을 예견케 했던 것이었다. <올인>에서 여러 차례 키스신을 연출했던 두 사람은 드라마의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도 키워갔던 것.
당시 현장 스태프 중 한 명은 “극 초반에 서먹서먹했던 것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서로를 대하는 것이 달라졌다. 특히 이병헌이 송혜교에게 남다른 신경을 기울이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병헌의 한 측근은 “요즘 사람이 달라진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다 그렇게 되나보다”라며 “혹시 아느냐.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될지…”라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유진·박용하 커플을 탄생시킨 KBS <러빙유>에서의 키스신도 만만치 않았다. 두 사람의 제주도 성산포 키스장면은 무려 3분40초간 이어져 당시 연말 시상식에서 ‘최장의 키스’에 선정되기도 했다(아쉽게도 드라마에서는 20여 초 가량만이 편집돼 방영됐지만). 극중에서도 서로에게 끌리던 두 사람은 이 키스로 인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됐고, 실제 연인사이로 이어지는 계기도 됐다.
싱글들의 키스신은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배우들에게 애인이 있거나 이미 결혼한 경우라면 상황은 정반대다.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내 애인이 다른 남자(여자)와 키스를 나누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
미국의 섹시스타 제니퍼 가너는 키스신 촬영중 생긴 입술의 상처 때문에 남편으로부터 한동안 냉대를 받기도 했단다. ‘그러니 배우들이여, 키스신 연기 중엔 너무 감정에 몰입하는 것을 주의해야 할지어다. 혹시나 키스마크라도 남게 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