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당선자 연찬회에서 만난 박근혜 대표(오른쪽)와 이재오 의원. | ||
한나라당이 2월 초 열리는 2차 연찬회(충북 제천 개최 예정)를 앞두고 또 한번 폭풍우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에는 누가 박근혜 대표에게 정면승부를 펼칠지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1차 의원 연찬회에서는 이재오 의원 등 당내 비주류가 박근혜 대표에게 유신시대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 의원은 “5·16쿠데타로 시장 경제에서 관치경제로 돌린 것 아니냐” “3선 개헌이 자유민주주의였냐”면서 박 대표를 향해 “과거사를 털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지켜본 박 대표는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이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퍼부은 바 있다. 박 대표는 당시 “(내가 죄인이라면) 지난번 총선 때 내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안되죠”라며 “너무 치사하고 비겁하다고 생각 않습니까”라고 정면으로 치받아버렸다.
당시 연찬회에 참석했던 발전연의 한 의원은 이에 대해 “그때 이재오 의원이 박 대표에게 너무 심하게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총선 때 낙선 위험이 커지자 박 대표에게 긴급 지원유세 요청을 했던 때가 엊그제인데 은혜에 보답을 못할망정 이제 살 만하니까 박 대표를 공격한다며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1차 연찬회 이후로 박 대표가 이 의원에게 인간적으로 매우 실망했다. 그래서 그를 멀리했고 이 의원도 내내 주변부를 맴돌았다. 연찬회 타격 때문인지 이 의원도 그 뒤 이렇다할 목소리를 못 내고 침체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2차 연찬회에서는 과연 누가 박 대표를 향해 정면 공격을 펼칠까. 먼저 ‘반박’ 세력의 핵심인 홍준표 의원의 ‘입’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는 일체일 수가 없다”고 선언하면서 박 대표에게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홍 의원이 과연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지난 1차 연찬회 때의 이재오 의원처럼 박 대표를 공개적으로 정면 공격할지 두고볼 일이다.
또한 최근 한일 외교문서 공개 과정에서 원희룡 정병국 의원 등 수요모임은 ‘한일협정 국회 진상조사특위구성’에 한 목소리를 내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맹형규 의원 등이 주축이 된 ‘국민생각’도 당명개정 등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박 대표의 ‘위무’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이상배 이방호 의원 등 영남권 의원들은 민주당, 자민련, 뉴라이트 운동세력 등 범 보수세력 결집을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박 대표의 전통적지지 세력이었지만 “지금은 나라를 살리는 길이 중요하지 당권이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제로베이스에서 새 출발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해 당명개정을 추진하는 박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