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기다려왔다. 이제 결전의 날만 남았다.” 이른바 ‘이회창 사람들’은 ‘대통령 이회창’을 만들기 위해 밤낮이 따로 없다. 대선을 불과 보름 앞둔 지금은 퇴근도 뒷전이다. 그래서 당사를 밝히는 불은 새벽이 넘도록 꺼지질 않는다. 먼동이 터 오는 이른 아침에서야 잠시 눈을 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대통령 이회창’ 만들기에 참여하는 이들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소속 의원들만 해도 원내 과반이 넘는 1백50명에 달한다. 이 후보를 돕는 전문가그룹은 무려 1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능대책위원회 소속 대책위원들 또한 수천 명에 이른다. 중하위직 당료들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각 기구에 배치돼 ‘소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의 최정점에는 후보 ‘이회창’이 있다. 이 후보의 인사 및 업무스타일은 공조직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도 철저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중심이다. 과거처럼 사조직을 별도로 두고 사람을 골라 쓰지 않는다. 물론 사람을 한번 신뢰하면 여러 차례 중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지난 11월27일 이회창 후보가 당사에서 대선 출정식 직후 ‘국민과의 계약서’ 서약식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회창후원회(일명 부국팀) 부회장을 맡았던 서 고문은 후보와 관련한 전분야를 커버해 왔다. 특히 이 후보의 가족사는 그가 전적으로 해결하다시피 한다. 아들 정연, 수연씨 등에 대한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전략도 그가 총괄적으로 맡아왔다.
공조직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전개되는 만큼 선대위원장을 맡고있는 서청원 대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후보의 취약점을 보완해주고 대여투쟁에서도 공격과 방어를 적절히 구사해 ‘이회창-서청원’ 환상콤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김영일 사무총장의 위상도 상당하다. 검찰, 안기부, 청와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김 총장의 업무추진 능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국정원이 만들었다는 도청자료를 폭로하는 등 상대후보에 대한 공격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용환 선대위 공동의장은 이 후보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한나라당의 대 자민련•충청권 전략은 그의 머리에서 대부분 나온다.
최근 복당한 박근혜 의원도 이 후보에게 중요한 인사다. 선대위 공동의장직을 수락한 그는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대한 몇 안되는 정치인인 만큼 이 후보의 대북 밀사역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고위원급 인사들도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이회창 대통령만들기에 한창이다. 사재를 털어 가며 선거운동에 열심인 김진재 의원은 직능특위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직능특위 산하 각 분과위별로 주요 핵심인사들이 전진배치돼 있다. 일반직능위원장 강인섭, 경제(I)위원장 이강두, 경제(II)위원장 주진우, 정보과학위원장 김형오, 공익위원장 김용갑, 문화교육위원장 윤영탁, 사회복지위원장 박종웅 의원 등이 활약하고 있다.
하순봉 의원도 빼놓을 수 없는 이 후보 측근이다. 선대위 부위원장과 직능특위 종교분과를 사실상 책임지면서 이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병렬 이부영 홍사덕 박희태 강재섭 강창희 김기배 의원 등도 중진의원으로서 이 후보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지난 11월 초 이 후보의 부친상 때 후보를 대신해 문상객들을 일일이 맞이하는 등 활동이 대단했다.
대선기획단장인 신경식 의원은 대선업무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이 후보를 보좌하는 최측근. 그는 대선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TV토론과 홍보를 대비해 특별히 구성된 미디어대책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현역의원들 중 이 후보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로는 우선 권철현 후보비서실장을 들 수 있다. 권 실장은 당내 요직을 거치면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비서실장 출신의 김무성 미디어대책본부장도 측근그룹의 한 사람이다. 그의 영향력은 후보보좌역 30여 명 중 상당수가 그의 추천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른바 ‘나바론 특공대’ 3인방인 정형근,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은 대선을 준비해 오면서 이 후보로부터 신임을 받아 신진측근으로 떠오른 인물들이다.
대선기획단 전략기획팀을 맡고 있는 정형근 의원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당내 최고의 정보통. 재야출신인 이재오 의원은 이 후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병풍을 막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개혁적 이미지를 통해 당의 지나친 보수성을 희석시키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여기에는 김문수 기획위원장도 한몫하고 있다.
검사 출신의 홍준표 의원도 대여 투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 측근의원으로 윤여준 의원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16대 총선 이후 지금까지 적절한 당직을 맡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기용될 수 있는 인사다. 공보특보로 활동중인 고흥길 이원창 의원도 이 후보의 신임이 두텁다.
박원홍 홍보위원장도 이 후보의 이미지 개선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 또한 이 후보의 핵심측근이다. 유 소장은 이 후보의 연설문은 물론 각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는 3백여 명의 자문그룹을 이 후보에게 연결시켜주는 가교역할을 한다.
이밖에 김정숙 이연숙 김영선 의원과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 나경원 특보 등도 여성정책 지원 및 여성 정치인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한다. 당료 중에는 민원국 김석균 국장, 전략기획팀 이정현 부국장, 기조국 구본근 부장, 대변인실 배용수 실장과 안상정 자료분석부장, 사무총장실 장다사로 보좌역, 정책위의장실 이원기 보좌역, 의원국 정양석 국장, 재정국 이재현 국장, 여의도연구소 곽노현 팀장 등이 맹활약하고 있다. 공식라인은 아니지만 이 후보의 동생 회성씨와 사위 최명석 변호사 등도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