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새정치연합의 참패 이유 중 하나는 ‘성완종 리스트’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물타기용’으로 꺼내 든 성완종 특사 카드가 제대로 먹혀들어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재광 정치평론가는 “새정치연합이 정권 심판론에만 매달려 있을 때, 새누리당은 지역 일꾼론으로 호소했고 성완종 특사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전략의 승리”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성완종 특사 논란으로 인해 문재인 대표가 평정심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일고 있는 ‘문재인 책임론’의 배경이기도 하다. 문 대표가 새누리당이 던진 성완종 특사 미끼를 덥석 물어 판세가 불리해졌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굳이 대응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친박 게이트를 부각시키면 될 일인데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여권 핵심부에서도 내심 이러한 상황을 기대했었다고 한다. 친박 원로 인사는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손해를 보더라도 다소 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때도 여권이 제기한 NLL 정상회담 회의록에 거의 모든 걸 올인하지 않았느냐. 본질은 그게 아닌데 말이다. 이번에 성완종 특사를 새누리당이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 역시 문 대표의 그러한 ‘노무현 정서’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