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전에서 각 후보들이 가장 신경쓰는 ‘행사’는 다름 아닌 3차례의 TV합동토론회. 대국민 노출도가 가장 높은 자리인 데다 각 후보가 함께 모여 있어 서로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층의 경우 합동토론회를 통해 지지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후보들은 토론 준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TV합동토론회에서 정책과 공약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당일의 컨디션과 언행. 과연 각 후보들은 토론회 날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번 선거전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른 3차례의 TV토론회 당일 각 후보들의 바이오리듬을 분석해 이날의 대결양상을 색다른 각도에서 예측해 봤다.
바이오리듬(생체리듬)이란 과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진 인체 컨디션의 주기적인 리듬을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신체ㆍ감성ㆍ지성 세 가지 리듬을 타고나며 이 리듬이 고조기와 저조기를 거쳐 규칙적으로 반복된다는 이론. 보통 신체리듬은 23일, 감성리듬은 28일, 지성리듬은 33일이 한 주기라고 한다.
각 리듬의 컨디션 지수는 ‘0’을 기준으로 ‘+’이면 적극기(고조기), ‘-’이면 소극기(저조기)로 분류된다.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의 지수는 100, 반대의 경우는 -100이다. 결국 생체리듬이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각자가 발휘하는 능력이 달라지는 셈이다.
12월3일 대선후보들은 공식적으로 예정된 세 차례 TV합동토론회의 서막을 연다. 이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신체지수는 0. 그다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감성리듬도 -43으로 침체기에 있다. 하지만 TV토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지성리듬은 쾌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성리듬은 89로 최고의 상태. 따라서 이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예리한 언변을 기대할 수 있을 듯.
강력한 라이벌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첫 토론회날 이 후보와 상반된 바이오리듬을 보인다. 신체지수가 최고수준인 82를 기록하고 있지만 감성지수와 지성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감성지수 -90, 지성지수 -76으로 나타났다.
권영길 후보(민주노동당)는 신체와 감성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전이 중반으로 치닫는 시기인 오는 12월10일 대선주자들은 두 번째로 브라운관을 통해 국민과 마주한다. 이날의 바이오리듬 또한 유력후보인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가 상반되게 나타나 주목된다.
바이오리듬대로라면 이날 두 후보의 화법은 각각 논리적, 정서적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날 후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권영길 후보. 지성지수가 무려 97에 이르러 날카로운 공방이 예상된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둔 12월16일 후보들은 마지막으로 TV합동토론회를 갖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부동층을 향한 막바지 득표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 이날 이회창 후보의 바이오리듬은 그다지 좋지 않다. 신체리듬은 -40으로 하강기에 있고, 지성리듬도 -28로 썩 좋지 않은 편.
노무현 후보의 경우 세 차례의 TV토론 기간 중 유일하게 지성리듬(19)이 고조기에 들어선 점이 주목된다. 이날 노 후보의 감성리듬도 최고수준인 97. 앞선 두 차례의 토론회 날의 바이오리듬이 이 후보에 유리했다면 이날은 노 후보에 다소 유리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날 권영길 후보는 신체 감성 지성지수가 모두 상승기다. 바이오리듬 분석에 따르면 권 후보의 막판 약진도 눈여겨볼 만할 것 같다.
안순모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