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기 국회의장(왼쪽), 이연택 전 회장 | ||
가장 난처한 이로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꼽힌다. 김 의장은 이 회장과는 전주고 동기동창(3회)에, 이 회장이 김 의장의 개인후원회장을 맡고 있을 만큼 각별한 사이다. 더구나 체육회장 선거 유권자인 49개 산하 경기단체장 중엔 김 의장의 비서실장인 김덕배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과 오랜 측근인 조종성 대한궁도협회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김 회장은 2월23일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과 친구 사이인 김 의장은 김정길 고문과는 ‘정치적 동지’ 관계다. 두 사람은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당시 당에 남아 ‘꼬마 민주당’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에서 동고동락했다. 평소 김 고문은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 의장을 ‘정치적 사부’라 공공연히 밝힐 정도다
전북 출신 여권인사들도 돌아가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이 재경 전북도민회장과 전주고총동문회장의 타이틀을 보유하는 등 전북권에선 손꼽이는 ‘마당발’이라 대부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 최규식-장영달-채수찬-최규성-김춘진 의원 등 전주고 출신들은 물론 정세균 원내대표와 이강래 의원 등 중진들도 ‘정치적으론 김정길, 인간적으론 이연택’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도 본의 아니게 구설에 오르내리는 처지가 됐다. 정 장관이 지난해 12월 말 “문화부 산하 체육유관기관 단체장은 연임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놓고서는 이 회장에겐 적극적으로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설득하지 않아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권 한 핵심인사는 “정 장관이 너무 자기 스타일을 중시하느라 물밑조정을 못해 일을 그르친 측면도 적지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준원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