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오페라의 유령> 홍보요원들이 관객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있다. 왼쪽은 <맛있는 섹스…>에서 나눠준 콘돔과 사탕. | ||
지난해 봄 개봉한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시사회장에서는 이색풍경이 연출됐다. 홍보팸플릿과 몇 장의 스틸사진이 들어있는 것이 보통인 보도자료 봉투에 다름 아닌 ‘콘돔’과 ‘사탕’이 들어 있었던 것. 평소와 다름없이 봉투 속으로 아무렇지 않게 손을 집어넣었던 기자들은 손에 잡혀진 ‘내용물’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홍보사 직원은 “재미있지 않나요?”라며 웃음을 던졌지만 기자들 반응은 “어머, 이게 뭐야?(웃음)” “이거, 좀 센 거 아니야?”라며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한 인터넷 영화관 사이트에서도 비슷한 이벤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이 사이트에서 내놓은 이벤트 1등상품은 ‘강남 룸살롱 풀 패키지 체험권’. 영화를 본 성인회원 중 한 명을 뽑아 강남의 한 고급 룸살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용권을 준 것. 이 이용권은 술과 안주는 물론, 밴드와 접대아가씨, 웨이터의 팁까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그야말로 ‘자유이용권’이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 당시 이곳은 무리한 이벤트 진행으로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홍보만큼은 성공적이었다.
‘국회 시사회’ 또한 요즘 눈에 띄는 이벤트 중 하나다. 아무래도 국회 시사회는 성격상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영화들이 주류를 이룬다. 정치인들의 참여를 유발함으로써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자 하는 홍보 전략이 맞물려 있는 것. 지난 18일 이규형 감독의
▲ 지난 18일 열린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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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경우엔 물론 ‘공포체험’을 이벤트로 활용한다. <페이스>의 경우엔 쇼케이스장을 아예 으스스한 공포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놔 눈길을 끌었다. 공포영화는 인터넷 사이트 역시 ‘혼자 보기엔’ 무서우리만치 괴기스럽게 꾸며놓는 일이 다반사.
국내 영화는 두말할 것도 없고, 외국영화의 경우 홍보사들의 전쟁은 더욱 치열하다. 주연배우들을 ‘동원’해 홍보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이벤트 전략을 마련하는 것.
인기 뮤지컬을 영화화한 <오페라의 유령>도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열띤 홍보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관객들도 아닌 거리의 일반인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며 영화 속 캐릭터들과 기념촬영을 하게 해주고, 영화티켓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최초 이벤트도 마련했다. CGV 골드 클래스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올해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알렉산더>의 경우 이미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흥미로운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극중 알렉산더 대왕(콜린 파렐 역) 복장을 한 이벤트 요원을 배치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그러나 간혹 물의를 일으키는 이벤트도 생기게 마련. 여주인공인 예지원도 모르는 채 <귀여워>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가슴을 만지는’ 게임을 올려두어 빈축을 산 바 있다.
물론 이벤트를 준비하는 홍보사 직원들의 고충도 남다르다. 때론 제작비보다 마케팅 비용에 더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 그들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