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여권 핵심인사 중 김원기 국회의장의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 ||
이 같은 순위는 현 여권 핵심 9명을 대상으로 한 노무현 정부 2년 동안의 재산 증가액 조사 결과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2003년 1월부터 12월까지 재산변동 사항이 수록된 2004년 2월 재산공개자료와 2004년 7월의 퇴직 국회의원 재산변동자료, 2004년 1월부터 12월까지 변동사항이 실린 올해 2월 재산공개자료를 토대로 했다. 이부영 전 당의장은 올해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관계로 제외했다.
조사 대상 9명 중 가장 많은 재산 증가를 기록한 김원기 의장의 재산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총 3억4천8백여만원이 늘어났다. 2003년 당의장을 지낸 김 의장은 지난해 2월에 1억5백여만원의 재산증가 내역을 신고했다. 지난해 국회의장직에 오른 이후 첫 재산 공개인 올해 2월 재산자료엔 2억8천여만원의 증가액이 신고됐다.
김 의장 재산증가의 주된 요인은 은행 등 금융기관 예금 증가였다. 2년간 은행 잔고만 4억4천3백여만원이 늘었다. 여권 실세 중 가장 많은 돈을 은행에 ‘저축’했다. 그러나 장남의 주택구입에 따른 채무 증가 등이 감소요인으로 발생해 총 재산 증가액이 3억원대로 떨어졌다.
두 번째로 많은 재산 증가를 기록한 인사는 정세균 원내대표로 총 2억5천1백여만원이 늘어났다. 정 대표가 서울 상수동 소재 6억6천만원 상당 아파트를 매입했고 부인이 경북 포항 소재 임야를 상속받으며 부동산 재산이 크게 증액됐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투자 때문인지 은행 잔고는 1억1천만여원이 감소됐다. 자녀들이 갖고 있던 하이닉스 반도체 주식 2만여주 처분도 감소 요인이 됐다.
세 번째로 재산을 많이 늘린 인물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2억3천9백여만원의 재산을 늘렸다. 지난해 2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당시 청와대는 노 대통령 재산 증가 부분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재산공개자료엔 4억4천8백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행정 착오로 인해 실제 증가액은 1억8천1백만원이라는 게 당시 청와대측의 해명이었다. 올 2월 노 대통령의 재산이 5천8백여만원 늘어난 것으로 공개됐다. 청와대측의 해명이 없었더라면 노 대통령은 총 5억7백여만원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재산을 늘린 여권 고위인사가 될 뻔했다.
노 대통령의 재산 증가액은 대부분 은행 예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월급을 적립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해 탄핵 당시 변호사비와 생활비로 5천여만원이 지출됐다. 탄핵만 아니었더라면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셈이다.
다음으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천정배 의원이 1억4천5백여만원의 재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총 1억1천만원대 은행예금 증가가 주된 요인이며 모친 소유 아파트 임대보증금 인상도 한 몫 했다.
▲ (왼쪽부터) 정세균, 노무현, 김근태, 이해찬, 정동영 | ||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당의장직을 수행한 신기남 의원의 재산은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인 2천여만원 증가를 기록했다. 2003년의 재산 변동내역을 담은 지난해 2월 자료엔 1천6백여만원이 감소된 것으로 나왔는데 모두 은행잔고에서 출금한 금액이었다. 전당대회 출마와 당의장직 수행으로 보냈던 지난해의 내역을 담은 올 2월 재산공개자료엔 3천6백여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예금이 다시 증가했고 은행 채무가 일정 부분 감소됐다. 창당 주도 과정에서 빠져나간 돈이 당의장직 수행 기간 중 대부분 보전된 셈이다.
열린우리당 초대 원내대표를 지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도 현 정부 출범 이후 1천7백여만원 재산을 늘리는 데 그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첫해에 3천6백여만원을 늘린 것으로 지난해 2월 자료에 공개됐지만 장관직 수행으로 거의 대부분을 보낸 지난해 1천9백여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올 2월 자료에 나타났다. 빌라 한 채를 매도하고 다시 빌라 한 채를 매입하면서 부동산 재산이 총 2천6백여만원 증가했지만 은행 잔고는 3천4백여만원 감소했다.
김 장관과 대조적으로 이해찬 총리는 입법부에서 행정부로 옮기면서 재산을 늘린 케이스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재산 증가 총액은 9백여만원에 불과하다. 현 정부 출범 첫해엔 2천여만원이 감소된 것으로 지난해 2월 자료에 공개됐지만 국무총리직을 수행한 지난해 3천여만원의 재산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올 2월 자료에 나타났다. 은행 잔고가 감소하고 금융기관 대출금 채무가 있었지만 자동차를 팔아 빚을 변제하고 총리직 발탁 이후 봉급저축량이 늘어나면서 손실을 면했다.
여권 고위 인사 중 현 정부 출범 이후로 가장 주머니가 가벼워진 인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으로 총 1억8백여만원의 재산이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자료엔 1천여만원의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의장직을 맡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의원직 사퇴와 당의장직 사퇴 그리고 장관직 발탁으로 이어진 2004년 상반기의 재산 내역을 담은 지난해 7월 재산자료엔 8천1백여만원의 재산이 감소된 것으로 공개됐다. 지난해 하반기 내역을 담은 2005년 2월 자료엔 1천6백여만원이 감소된 것으로 나왔다.
정 장관의 경우 현금 보유고가 현격히 가벼워진 것이 주된 감소요인이다. 은행 잔고와 현금 지출을 합하면 총 1억2천여만원이 감소했다. 재산공개자료상으로만 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여권 고위인사들 중 정 장관이 현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셈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여권 핵심인사 재산 증감액 현황
1위 김원기 3억4천8백여만원 증가
2위 정세균 2억5천1백여만원 증가
3위 노무현 2억3천9백여만원 증가(재산공개자료에는 5억7백만원 증가)
4위 천정배 1억4천5백여만원 증가
5위 임채정 1억1천3백여만원 증가
6위 신기남 2천여만원 증가
7위 김근태 1천7백여만원 증가
8위 이해찬 9백여만원 증가
9위 정동영 1억8백여만원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