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한인옥 부부 | ||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의 용모를 서로 비교하면, 가는 모발-굵은 모발, 넓은 이마-좁은 이마, 이마의 얕은 주름-깊은 주름, 흐린 눈썹-진한 눈썹, 둥근 코끝-작은 코끝, 작은 콧망울-큰 콧망울, 작은 귓불-두터운 귓불, 합죽한 입-볼록한 입, 흰 피부-진한 피부, 이렇게 서로 성질이 다른 조합임을 알 수 있다.
이 후보의 용모특징을 가진 형을 북방계형, 노 후보의 용모특징을 남방계형이라고 부른다. 남방계형은 우리나라의 남쪽, 강가, 바닷가에 많이 분포하고, 이 후보형은 위도상 북쪽과 산지, 내륙지방에 많이 산다. 이런 식으로 뜯어보니 부인들까지도 서로 반대로 생겼다.
이들 두 부부는 얼굴을 만드는 유전자가 반대형으로 발현되어 있는 것이다. 용모가 이런 정도로 개성이 다르면 틀림없이 성격도 정책도 다를 것이다. 인류학적으로 보면 인종이 달라서가 아니라,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하여 한반도까지 오는 동안 인도, 동남아를 거쳐 한반도에 이른 남쪽 루트와 중동, 시베리아를 거쳐온 북쪽 루트를 지나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하여 오는 동안 환경적 영향을 받아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걸러졌기 때문이다.
용모뿐 아니라 자세도 달라서, TV 토론 때에도 이 후보는 왼쪽으로 갸우뚱한 머리자세, 노 후보는 오른쪽으로 갸우뚱한 자세에, 오른쪽을 자주 보는 노 후보, 왼쪽을 자주 보는 노 후보, 이렇게 시선도 달랐고, 색선호까지도 서로 다른지 황색심볼의 노무현, 청색심볼의 이회창, 이렇게 서로 반대로 짜여져 있다.
이런 상이점이 역시 같은 한민족인 유권자들에게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지표도 계층간, 지역간에 갈라지게 된다. 얼굴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리는 일종의 광고판이다. 생물학적인 유전정보는 물론이고, 인생역정, 성격, 정서, 최근의 심경, 순간의 감정상태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 얼굴이다. 이중 유전에 의한 남방계형, 북방계형 인자는 평생 변화하지 않는 선천적 요소이고, 그밖의 것들은 생활습관에 의하여 생기는 후천적 요소이다.
▲ 노무현, 권양숙 부부 | ||
일반적으로 남방계형은 키가 크지 않으나, 언어를 관장하는 왼쪽뇌가 우세하기 때문에 유창성은 적을지라도 말을 논리적으로 잘한다. 노 후보를 사법시험에 합격케 하고, 일약 청문회 스타로 만든 것은 남방계 유전자인 셈이다. 이 후보의 음악 취미는 사냥을 위하여 감각이 예민해야 했던 북방계 유전자와 상관이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본능적 작용이 있다. 천성이 우뇌적인 이 후보는 좌뇌를 쓰려는 노력이 습관화되어 있고, 노 후보는 반대로 우뇌를 활성화하는 습관이 있다. 각종 선전용지에 인쇄된 사진을 보니 이 후보는 턱이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하여 위에서 보고 찍은 얼굴 사진을, 노무현 후보는 반대로 아래에서 올려 찍은 모습이다.
턱이 큰 고령층에게 지지를 받는 이 후보에게는 이 포스터가 젊은 층에게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노 후보의 아래로부터 찍은 인물 사진은 턱을 더 커 보이게 함으로써 고령층으로부터 친숙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인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명운을 결정하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의 의식수준이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하야시 처제역의 이세은양을 본 사람들이 “야! 처제다”, “나미코다!” 이렇게 알아보는 경우도 있지만, 엉뚱하게 “첩이다!”하는 반응을 보는 경우도 있단다. 드라마 중의 대사나 구성 등을 분석적으로 보지 않고, 순전히 눈치로 하야시와 가까운 여자이니까 “첩인가 보다”고 다분히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단정을 내려버린 것이다. 한국인 대중은 이런 타입이 의외로 많다.
지레짐작이 강하여 본래의 말 그대로 보다는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인상으로 단정지어 버리는 사람이 흔하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것을 “내 편이 아니구나”하고 양측의 지지연설자들에게 지나친 압박을 가하는 태도도 감정이 승하여 일어나는 일이다. TV토론이 현대의 선거전에서 여러 가지 긍정적 의미의 큰 역할도 있지만, 시청자에게 감정적 변수로 작용하면 자칫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선거권자의 수준이 피선거권자의 수준을 규정한다. 대통령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선택자인 독자의 수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5년 우환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간장을 잘못 담그면 1년 우환, 결혼을 잘못하면 1쌍 부부의 평생 우환거리이지만, 대통령은 비록 임기는 5년일지라도 전국민 모두에게, 그리고 국가의 장래에 두고두고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