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광역단체장의 탈당이 있은 직후 실시된 충청지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충청 주민들은 중부권 신당을 포함해 실시한 지지정당 조사에서 불과 29.8%만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것은 신당을 제외한 조사결과인 37.2%에 비해 7.4%나 작은 수치였다. ‘중부권 신당’ 효과의 최대 피해자가 다름아닌 집권여당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의 경우 22%→19.5%로 불과 2.7% 감소에 그쳤다.
충청 주민들은 ‘중부권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34.6%만이 필요하다고 답해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음을 보여줬다.
신당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14.4%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비율은 대전(16%), 20대(20.1%), 대학 재학 이상(15.5%) 등 여론주도층에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심 지사와 함께 자민련을 탈당한 정진석 전 의원은 “놀라운 수치다. 지역의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신당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는다면 지지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임영호 전 대전 동구청장도 “14%라는 수치는 1995년 자민련을 만들던 당시에도 보지 못했던 수치다”며 “창당 소식만으로도 지역에서 지지율이 이렇다면 성공적인 출발이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포털 사이트인 (주)e 윈컴 김능구 대표는 “일단 지역에서 신당에 대한 수요가 있음은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면 이 수치는 더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냉소적인 시각도 많았다. 열린우리당 충남지부장을 지낸 문석호 의원은 “기존의 정당이 대표만 바꿔도 10% 이상의 지지율 변동이 생긴다. 이 정도 효과는 크게 생각할 것이 못된다.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면 실망여론이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 그룹 MIN의 박성민 대표는 “이 정도 수치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충청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발심으로 나왔다고 봐야 한다. 의미있는 결과는 아니다. 신당의 모습이 구체화되는 시점이라면 모를까 실체도 없는 지금의 결과는 의미가 없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폴앤폴 조용휴 대표도 “솔직히 지금 나온 14%의 수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신당설이 나오면서 정치권과 지역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을 반영하는 것일 뿐 정치적인 해석은 어렵다고 본다. 다만 이 지역 사람들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모두 상당한 반감과 배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