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관건은 <불멸의 이순신>입니다. 이제 드라마의 절정부인 임진왜란을 맞이한 <불멸의 이순신>은 주요 해전 장면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극중 이순신 장군이 왜군보다는 상대 프로그램에 의해 전투 계획을 짜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현정의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은 <봄날>이 시작된 지난 1월8일, 북방에서 오랑캐와 싸우던 이순신은 급히 전라도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리고 <봄날>의 최종회가 방영된 3월13일, 드디어 임진왜란이 시작됐습니다. ‘고현정 효과’로 2인자 자리를 지켜야 했던 <불멸의 이순신>은 1위 탈환의 기회가 될 <봄날> 종영에 맞춰 임진왜란까지 발발해 시청률 급상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여기에 독도 분쟁까지 더해져 순풍에 돛을 단 형국이 되었습니다.
옥포해전에서 한 차례 격전을 치른 이순신은 지난 몇 주간 ‘너무 끈다’는 비난에 휩싸이면서도 출정을 미뤄왔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난 4월23일 사천해전에서 다시 왜군을 맞았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투에서는 귀선(거북선)이 처음으로 그 위용을 드러내며 진정한 이순신의 활약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지난 몇 주간 출전을 미뤄온 이순신이 왜 하필 4월23일을 귀선 등장의 D-day로 삼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해답은 간단합니다. 또 하나의 호적수 <제5공화국>이 10·26이라는 거대한 사건으로 첫 전파를 탄 날이 바로 4월23일이기 때문입니다.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5공화국의 굵직한 사건들과 임진왜란의 주요 전투가 때를 같이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독도 문제로 인한 한일 외교 마찰이 한창인 요즘 이순신 장군이 타사 드라마까지 신경 쓰지 말고 오직 왜군과의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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