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오리 한 마리가 쓰러졌어요!” 얼마 전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동물원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무리 속에서 힘없이 쓰러진 오리가 발견된 것. 다급한 관람객의 외침에 사육사가 뛰어왔으나 웬일인지 그는 침착했다. 그리고 조용히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깊이 잠든 것뿐입니다.”
사육사의 말에 따르면 “얼마 전에도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낙타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해서 달려갔지만, 태평한 모습으로 자고 있는 낙타를 발견했다. 만져도 일어나지 않고 낙타는 그저 잠에 취해있었단다. “죽은 듯이 잔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인지도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렇듯 동물들의 엉뚱한 잠버릇 때문에 오해를 사는 일이 많아지자, 최근 모리오카시 동물원은 “기절한 게 아니라 숙면을 취하는 중”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동물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게시물은 이후 큰 반향을 얻어 모리오카시 동물원을 두고 ‘잠의 숲 동물원’이라는 별칭까지 생겨났다. 사진을 살펴보면 정말로 동물들이 죽은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동물원 관계자는 “경계심이 강한 초식 동물이 완전히 널브러져 잠든 모습에 모두들 깜짝 놀라는 것 같다. 그만큼 사람에게 익숙해지고 동물원에 익숙해져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