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견된 식물은 분포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빙하기 유존종으로 추정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라산 정상 가까운 고지대에서 생열귀나무와 은방울꽃 2종 자생지가 발견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생열귀나무
생열귀나무(학명·로사 다부리카)는 장미과에 속하는 높이 1.5미터 정도의 작은키나무다.
꽃은 직경 3~4 ㎝로 대개 붉은색으로 피지만 간혹 흰색인 것도 있으며 1~3개가 가지 끝에 달린다. 꽃자루는 5~8 ㎜ 정도인데 털이 없이 매끈하거나 꿀을 분비하는 털이 있다.
꽃잎은 5매이고 거꿀달걀모양이며 암술은 수술보다 짧고 털이 있다. 잎은 길이 4~10㎝며 잎의 아랫부분에 한 쌍의 가시가 달리는 게 특징이다. 열매는 길이 1~1.5㎝, 공모양에서 달걀모양까지 다양하다.
이번 조사에서 한라산 구상나무 숲에서 5개체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이북의 고산준령을 따라 분포한다.
세계적으로는 중국의 동북지방, 몽골, 시베리아, 일본의 북부지방에 분포한다. 주 분포지가 시베리아의 아무르강이라는 점에서 아무르장미(Amur Rose)로도 불린다.
은방울꽃
은방울꽃(학명·콘발라리아 케이스케이)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지하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고 지상부 높이는 30㎝ 이내다.
잎자루는 8~20㎝, 잎몸은 타원형에서 창날모양으로 다양하다. 꽃줄기는 30㎝까지도 자라는데 활처럼 휘며 10개 내외의 흰색 꽃이 달린다. 열매는 직경 1㎝ 내외이며, 붉은색으로 익는다.
조사에서 한라산 해발 1600 m의 관목림에서 약 5000 ㎡ 정도에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 됐다.
이 종은 중국의 북부, 동시베리아, 사할린을 포함한 유라시아대륙과 북미대륙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라산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견된 두 종은 분포 중심지인 유라시아 대륙의 한랭한 북방과는 멀리 격리돼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한라산 정상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여러 북방계 고산식물들과 마찬가지로 빙하기 남진해 번성했다가 아직까지 생존하고 있는 빙하기 유존종의 일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