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문석씨는 한국가스공사 사장에도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TV 화면 촬영. | ||
허씨는 가스공사 사장 공모 당시에 인도네시아의 철광석 개발에 뛰어들어 한창 활발하게 사업을 할 때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허씨와 같이 사업을 추진했던 부동산 개발업자 전아무개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가 “허씨가 가스공사 사장 자리에도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힌 것이다.
A씨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창 인도네시아 자원 개발 사업을 하던 중 갑자기 허씨가 한국가스공사 사장 공모에 ‘출마’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허씨와 전씨가 그에 대해 여러 차례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허씨는 ‘나는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 하부조직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그래서 전씨가 아래 일을 맡고, 나는 윗사람들에게 얘기를 하겠다’며 역할 분담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작업’은 실패로 돌아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사람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선임되자 피해자 A씨는 전씨에게 “당신이 허씨 당선을 위해 내 카드로 로비를 하고 다녔지만 헛돈을 썼다. 왜 되지도 않는 일에 내 카드를 쓰고 다니느냐. 당장 내 돈을 갚아 달라”고 했단다. 현재 이 사건도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허씨와 잘 아는 한 지인은 “나이도 많이 든 사람이 차관급 자리인 가스공사 사장 자리에 욕심이 있다는 얘길 듣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허씨 측근에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대통령과 안다고 해도 요즘 그런 게 통하는 사회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가스공사측은 “실제로 허문석씨가 사장 공모에 응했는가”라는 <일요신문> 질의에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이라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사측은 “미국 시민권자가 사장 공모의 결격사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오강현 사장의 해임결의안을 전격 통과시켜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각에서는 “정권에서 다른 사람을 심으려고 오 사장 해임을 결의한 게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가스공사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1일 전까지만 해도 이사회에서 사장 해임결의안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3월1일부터 13일 사이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 3월14일 이사회에서 해임결의안이 전격 통과됐다. 공기업 수장 중 최고평점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을 그렇게 자를 수 있나. 분명 외부입김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사장 해임결의안이 ‘갑자기’ 논의되던 시기는 유전개발 의혹이 불거지던 이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