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 나선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중랑갑)이 그 주인공이다. 서 의원의 이날 대정부 질문은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유머’에 올라간 이후 7월6일 현재까지 35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이다 아주머니 국회의원” “속이 다 시원하다” 등의 댓글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서영교 의원이 6월 24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최근 가까스로 국회인준을 통과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와 대통령 등 정부를 향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황 총리를 불러 세운 서 의원은 메르스와 관련해 “언제쯤 메르스가 종식되겠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황 총리는 “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지만 그녀는 “메르스 종식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첫 번째 환자를 막지 못한 정부의 무능 때문이 아니었느냐며 총리를 몰아붙였다. 궁지에 몰린 총리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진땀을 쏟는 상황을 연출했다.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문제에 집중한 서 의원은 “철저하게 진상을 확인하겠다”는 총리의 답변에 대해 “5월24일 환자가 발생했는데 6월24일에도 총리는 이제 확인해보겠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 그녀는 안타까워했다.
서 의원의 이날 발언에 따르면 이웃 중국의 경우에는 단 한 명의 메르스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가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답변하자 서의원은 “국무총리실은 총리께 도대체 뭘 보고하는 것이냐”면서 일을 똑바로 하라고 주문했다. 황교안 총리는 “심각 단계 이상의 대응으로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서 의원은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그녀는 총리에게 취임이후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느냐고 물었지만 총리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피해갔다. 총리의 답변에 대해 서 의원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말고 똑바로 모시라”고 주문했다.
병역면제 전관예우 등 ‘황교안 총리의 청문회 10대 부적격’에 대해서도 지적한 서 의원은 “그렇지만 이제는 일을 제대로 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야 한다”고 총리가 제대로 역할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 의원은 또 10년 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민 한 사람을 못지켜낸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날 보고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재난관리 시스템은 지난 정부 때 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국회 법사위에서 질의하고 있는 서 의원.
2003년 사스 당시 중국에서 3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확진자만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올해 메르스 상황에서는 정반대로 중국에서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만 27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의심환자 발행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에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도 비교해 왜 유도 우리나라에서만 메르스가 확산됐는지를 증명했다.
총리를 답변 자리에 세운 서 의원은 “놀라운 사실을 공개하겠다”면서 총리가 콘트롤타워가 되어 메르스를 막겠다고 한 6월19일 이후 20일에 새로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6월20일 오후 3시경 서울삼성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있었는데 총리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면서 “보도가 되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는 몰랐는지 눌렀는지 모르겠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메르스로 인한 국가적 손실 규모는 수 십 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서 의원은 총리를 압박했다. 그녀는 8월말까지 메르스가 종식되는 경우 20조 원의 손실을 본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명동과 동대문 등 관광업계 뿐만 아니라 식당과 납품업체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는 총리의 답변을 이끌어 냈다.
메르스 관련 정부의 신문광고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패러디를 기사화한 국민일보만 제외하고 광고를 게재한 청와대를 서 의원은 꼬집었고 총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서 의원은 “법무부 장관을 하던 황교안과 총리를 하는 황교안은 왜 이렇게 다르냐”면서 아쉬움을 직접화법으로 표현했다. 그녀는 “총리가 부족한 그 사이에 국민이 힘들다, 보고를 제대로 받고 대통령도 만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언을 마치면서 서 의원은 “대통령은 어디에 있느냐, 정부는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물으면서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서 의원의 대정부질문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이라면 이런 게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겠느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해주어 사이다 같이 속이 시원하다” 등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