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발효된 퇴비로 인한 검 붉은 침출수에 유해해충이 서식하고있다.
[일요신문]경기 여주시 남한강변에 퇴비로 위장한 음식폐기물로 인한 침출수가 남한강과 일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환경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 257번지에 퇴비로 쓰기위해발효가 덜 진행된 음식폐기물을 적치해 심한 악취와 침출수가 발생, 수도권 시민의 식수인 남한강과 일대 토지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시방편으로 야적된 퇴비 위에 비닐을 덮고 흙더미를 쌓아 놓았지만 퇴비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등을 처리하는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많은 양의 침출수가 토양을 오염시키며 남한강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물 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악취와 해충, 침출수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등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의 현장은 남한강과 불과 150여 미터 인근에 위치해 있고 여주시의회 Y의원의 소유로 밝혀져 논란을 더하고 있다.
또한, 해충과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관련기관인 여주시는 현장을 방문하고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무책임한 행정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여주시청 자원관리과 담당자는 “음식물처리업자를 통해 서류 확인 결과 적법하게 처리된 퇴비가 맞고 60대 물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오염 문제을 지적하자 “저희 부서에서는 서류상 문제가 없는 비료로 확인됐기 때문에 음식물폐기물이 아니라는 판단만 하면 된다”고 말하고 “환경오염과 관련된 문제는 환경관련 부서에서 처리 할 업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환경관리과 담당자 역시 “ 현장 방문 시 악취도 심하지 않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히고“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 등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해 줄것 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가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한 ‘퇴비’라는 명목으로 쌓이면서 남한강과 인근 토양이 심각한 오염에 노출돼 있는 상황에서도 관련기관은 ‘뒷짐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퇴비로 위장한 음식물 쓰레기가 남한강과 불과 150여 m 인근에 무단적치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음식물 처리업 관계자는 “현장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완전한 숙성과정을 마친 퇴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과정은 폐수, 악취제거시설 등이 갖춰진 밀폐시설에서 처리하도록 돼 있다”고 밝히고 “비닐 포대를 덮어놨다고 해도 300톤 이상의 물량을 쌓게 되면 무게에 눌려 침출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인근 지하수와 남한강을 오염 시키는건 시간 문제”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천환경운동연합 김미야 사무국장은 “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 만든 미 발효된 퇴비는 토양오염을 유발하며 퇴비에서 발생하는 열과 악취로 인해 위생해충이 발생하고 발효로 인한 침출수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 한다”며 “오염방지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은 채 퇴비로 위장된 음식물쓰레기를 적치해 부패로 인한 대기 오염 등 2차 오염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관계기관의 엄중한 조사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어 “시가 퇴비라고 판단한 음식물처리업자가 제출한 반출증에는 지난 6월23일 15톤 60대 물량의 퇴비(?)를 배송했다고 적혀 있고 현장에서 퇴비를 받은 농민은 7월 10일경 56대를 받았다고 하며 주민들은 100대 이상의 차량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토지주로 알려진 Y의원은 “본인 소유의 토지는 맞지만 음식물 퇴비가 쌓여 있는 것은 전혀 몰랐다. 면사무소에서 민원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 확인 후에야 알게 됐다”며 “인근에서 작목을 지으시는 분이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 받아 놓으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더 이상 주변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선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