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이 이영애 스토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게 된 계기는 홍콩 파파라치 관련 취재를 위해 이영애의 집 주변을 찾았을 당시 만난 이웃 주민의 제보에 의해서였다. 얼마 전 귀가 중인 이영애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 하는데 갑자기 스토커가 차창 사이로 불쑥 손을 집어넣는 바람에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이를 제보한 이웃 주민은 “갑작스럽게 들어온 손에 깜짝 놀란 이영애가 차량을 출발시켜 스토커가 손이 끼인 채 잠시 끌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스토커는 남성이 아닌 중년 여성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파트 경비원을 비롯해 아파트 상가의 상인들에게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려 했으나 대부분 ‘금시초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아파트 단지를 여러 차례 돌아보기도 했지만 스토커로 보이는 중년 여성도 보이지 않았다. 작은 사고지만 교통사고인 만큼 행여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려 인근 지구대를 찾았지만 이영애와 관련해 접수된 신고는 전혀 없었다.
뜬소문일 수도 있겠지만 제보자인 이웃 주민의 증언이 너무 구체적이었다. 그래서 며칠 뒤 다시 찾은 이영애의 집 주변에서 ‘엉뚱한’ 제보를 접하게 됐다. 아파트 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이 “스토커 얘기는 잘 모르겠고 얼마 전에 이영애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고 전한 것. 그런데 이 아파트에서 오래 거주해 이영애의 어머니를 안다는 한 이웃 주민은 “며칠 전에도 동네에서 봤는데 무슨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이영애 모친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아파트 경비원 역시 “그런 일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에 대한 의문은 세 번째 방문에서 풀렸다. 이영애의 스토커로 알려진 중년 여성이 평소 ‘내가 이영애의 엄마’라고 주장하고 다녔다는 것. 그래서 일부 아파트 상가 상인들이 그를 이영애의 모친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영애는 이 아파트에서 오래 거주해왔지만 동네에서 그를 본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아파트 단지나 그 주변을 돌아다니는 일이 좀처럼 없다고 한다. 따라서 같은 아파트에 이영애가 산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그를 직접 보거나 그의 가족이 누군지를 아는 이는 드물었다. 오랜 기간 이 아파트에 거주한 주민들만 이영애의 가족이 누군지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스토커를 이영애의 모친인 양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방문에선 더욱 구체적인 증언도 접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의 이웃 주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얼마 전 아파트 초입에서 그 스토커를 한 번 봤다”는 증언을 입수한 것. 이 주민은 일주일 전쯤 단지 내를 산책하다가 스토커로 보이는 그 여성이 누군가와 나누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고 한다. 이 주민은 “(그 여성이)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계속 ‘영애’ ‘영애’ 하기에 자세히 들어보니 자신이 이영애 씨의 차에 팔이 끼인 채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를 반복하기에 깜짝 놀랐었다”며 “나이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작은 키에 약간 뚱뚱한 체격의 중년 아줌마였다”고 전했다. 사고 장소도 주차장이 아닌 아파트 초입의 큰길가였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주민들 사이에선 이영애 스토커와 당시 교통사고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오랜 기간 같은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영애를 위해 상당수의 주민들이 기자의 질문에 답을 회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 제보한 이웃 주민은 “경비원들도 알 만한 이들은 다 알 것”이라 얘기했지만 대부분의 경비원들은 “모른다” 내지는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다만 위의 이웃 주민이 전한 ‘중년 여성의 방문’ 사실에 대해서는 아파트 경비원도 인정했다. “일주일 전쯤 한 중년 여성이 이영애 씨를 만나러 왔다며 아파트에 들어가려 했었다”며 “사전 연락도 없이 찾아와 무작정 들어가려 해 만류해서 돌려보냈다”고 얘기한 것.
이렇게 이영애의 집 주변 주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선 이영애의 스토커 소문이 교통사고까지 곁들여 화제가 되고 있지만 소속사에선 ‘사실무근’이라 주장하고 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속사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그냥 동네 주민 사이에서 돌고 있는 헛소문”이라고 말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