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경남 합천의 세트장에서 드라마 <경성스캔들> 촬영에 한창인 한지민을 만났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한지민은 연애할 시간조차 부족해 합천 현지에서 애인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우스개를 해댔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드라마 <경성스캔들>과 영화 <해부학교실>에 모두 주연배우로 출연해 브라운관과 스크린 동시 점령에 나선 한지민. 그를 만난 곳은 경상남도 합천에 위치한 <경성스캔들> 촬영 세트장이었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촬영 일정으로 인해 인터뷰는 점심 식사 시간을 통해 이뤄졌다. ‘밥차’ 앞에 식판을 들고 스태프들과 함께 줄을 서 있던 한지민은 <연예가중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진 리포터를 반갑게 맞이했다.
김태진(김): 얼마나 바쁘면 인터뷰를 식사시간에 해야 할 정도예요?
한지민(한): 서울이 아닌 합천에서 촬영을 주로 진행해 식사시간에 전화로 인터뷰하는 경우가 많아요.
김: 네 시간이나 걸려 왔는데 요즘 힘들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어요.
한: 뭐 내가 힘든 건 아니고 매니저가 고생이지요. 나야 자면 되니까. 잠들었다 깨면 평택, 또 깨면 합천이고 그래요(웃음).
김: 시청률 얘긴 진짜 하고 싶지 않은데 사실 기대한 만큼 잘 안 나와 안타까워요.
한: <경성스캔들>을 시작하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거라는 기대는 했어요.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그 기대를 버리진 않아요. 전 숫자가 모든 걸 다 나타내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요. 저조한 시청률에 비해 촬영 현장 분위기는 좋아 보이는데.
한: 너무 성격이 좋아서 급친해진거죠, 뭐.
김: (한)지민 씨 성격이 좋아서?
한: 아니요. 다들 성격이 좋아서요. 격의 없이 친해져 지금은 서로 너무 막대해요(웃음).
식사 도중이라 한지민은 인터뷰에만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옆 자리에 앉은 스태프가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한지민은 “왜 이렇게 밥을 빨리 먹어?”라며 핀잔을 주더니 숟가락을 내밀어 비빔밥을 뺏어와 입에 넣는다.
김: 먹성도 좋다.
한: 아니, 이 친구(스태프)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
김: 이번 영화 <해부학교실>에 정말 무섭게 나왔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한: 전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건 안 무서운 반면 심리적인 공포물은 정말 무서워해요. 그런데 자극적인 걸 좋아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우리 영화가 가장 무서울 거라고 말씀드리기보단 자극적인 기존 공포영화와는 조금 차원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김: 홍보성 멘트일지 모르겠는데 공포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촬영 도중 실제로 귀신을 봤다는 얘기도 많은데….
한: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단 한 번도 귀신을 본 적 없어요. 그런데 (홍보를 위해선)내가 귀신을 봐야 했나.
김: 진짜 귀신을 믿나요.
한: 잘 모르겠어요. 내 눈으로 본 적이 없으니까. 다만 개봉 날짜가 다가오자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 가위에 자주 눌려요. 제가 원래 한 번 자면 깊은 잠에 빠지는 편인데 요즘엔 자다가 자주 깨곤 해요.
한: 아~ 말도 안돼요. 워워~ 다만 대본은 항상 외우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또 내용을 전달하는 게 MC의 몫이잖아요.
김: MC는 <연예가중계>가 처음인데 첫 방송 당시 소감은 어땠나요.
한: 드라마나 영화 속 역할이 아닌 한지민으로 대중에게 직접 다가간 건 <연예가중계> MC가 처음인 것 같아 좋은 기회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막상 기자간담회까지 마치고 나니까 지금이라도 못한다고 말해야 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강수정 선배님이 편안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불안하고 긴장됐어요. 그런데 첫 방송이 시작되자 예상외로 안 떨리고 침착해지더라고요. 오히려 끝나고 나니 힘이 쫙 빠지던데요.
김: 그때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도 MC 체질이네. 진행 솜씨만 보면 한 3~4년 한 것 같아.
한: 아니에요 진짜.
김: 예전에 <연예가중계>를 통해 본인의 열애설을 전달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그 생각은 변함없나요.
한: 연예인이라고 생활에 제약을 받는 게 너무 싫어요. 애인이 생기면 워낙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금방 소문이 날 것 같아 공개적으로 만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고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럴 수도 없고. 과연 내가 솔직하게 방송에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닥치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김: 아마 아니라고 할 거 같은데.
한: 그래도 사랑이 확고하면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하긴 연예인은 애인이 있어도 있다고 떳떳하게 말하긴 힘들잖아요. 그래서 하는 얘긴데 (애인) 있어요?
한: 예? 없어요, 진짜. 내 열애설을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얘기한 것도 절실하게 연애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난 결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나름 꿈도 많은데 그러려면 남자를 많이 만나봐야 하잖아요.
김: 합천 왔다 갔다 하느라 만날 시간도 없겠네요.
한: 그래서 합천에서 구해볼라고요(웃음).
김: 아무래도 연예프로그램 MC는 연예계의 안 좋은 뉴스도 전달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일 것 같아요. 특히 그런 소식이 나간 뒤 김제동 씨와 투샷으로 정리 멘트를 해야 할 때 많이 힘들죠?
▲ 지난 5월 30일 <경성스캔들> 제작발표회 당시 남자주인공 강지환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 ||
실제로 최근 그런 일이 있었다. 한지민은 평소 윤소이 채정안 등과 절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최근 채정안이 이혼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연히 <연예가중계>는 채정안의 이혼 소식을 다뤘고 대본에 한지민의 정리 멘트가 적혀 있었지만 한지민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방송을 앞두고 작가와 상의해 한지민이 채정안 이혼과 관련해선 정리멘트를 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다.
김: 최근 방송에서 인기 가수가 한지민 씨를 스토킹했다고 얘기해 화제가 되고 있는 데 도대체 누구예요?
한: 그게 사실 조금 과장됐어요. 방송을 앞두고 내 연예 경험담에 대해 작가와 얘기하는데 불행히도 별로 들려줄 만한 경험담이 없었어요. 그래서 얘기한 건데 그게 너무 과장돼 그분이 정말 스토커가 돼 버렸어요. 그냥 그분은 날 좋아해서 연락해온 것이고 난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을 뿐인데. 아마 그분이 자기 얘긴 줄 알면 너무 기분 나쁠 것 같아 미안해요.
김: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거 같아 참 좋았어요. 긍정적인 에너지로 안 될 일도 되게 만드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이런 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질문은 <연예가중계> MC로서 <일요신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부분이었다. <일요신문>이 유독 특종 보도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한지민은 “우리 <연예가중계>의 막강한 경쟁자라고 생각해요”라고 얘기한다. 이에 <일요신문>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본분을 잊은 김태진 리포터마저 그의 편을 든다. 그래서 인터뷰도 “자 그럼 우리는 한 주간의 연예가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는 <연예가중계>에서 만납시다”라는 정리 멘트로 마무리됐다.
한지민은 인터뷰 내내 취재진의 발목을 붙잡는 발언을 반복했다. “오늘 밤에 키스신 있는데 보고 가세요”라는 달콤한 유혹의 말을 던지더니 “여기까지 오셨는데 맛있는 팥빙수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7시까지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한다. 이에 김태진 리포터가 “합천에서 많이 외로운가 보다”라고 되받자 “그런 건 아니고 여기 합천이 너무 좋잖아요”라고 말한다. 하긴 얼마나 합천이 좋으면 남자친구도 이곳에서 ‘현지 조달’하겠다고 말했을까^^.
정리=신민섭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