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한창인 명지꿈나무지역아동센터에는 가정에 나홀로 남아있는 아이들이 모인다.
지역아동센터 여름방학 프로그램 시간표에 맞춰 아이들은 저마다 댄스수업, 경제교육, 체육 프로그램, 난타 등의 정해진 수업 시간표에 맞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는 희망이음 교육강좌를 이용하는 교육지원대상자이자 장학생인 김용현(12· 가명) 학생이 있다.
매년 연말 나눔교육기업 희망이음에서는 교육지원기관의 추천을 받아 장학생 15명을 선정하고 있는데 김군은 장학생으로 선정돼 1년간의 지원을 받고 있다.
▲희망이음 교육지원대상자이자 장학생인 김용현(가명) 학생이 명지꿈나무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 하고 있다. /사진=희망이음
용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센터에서 돌봐왔다. 용현이 엄마는 아이를 낳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조차 용현이를 돌볼 형편이 되지 않아 명지꿈나무지역아동센터에서 쭉 자란 셈이다. 용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아버지는 어려운 형편에도 포기하지 않고 용현이를 직접 키우기로 결심했다.
고기도매 운송업을 하느라 바쁜 아버지와 당뇨로 몸이 안 좋은 할머니 등 용현이 가족은 총 세 식구다. 가정에서 채워질 수 없는 많은 것들은 모두 지역아동센터에서 해결한다. 용현이에게 명지꿈나무지역아동센터는 ‘제2의 집’으로 하루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다.
올해 5학년이 된 용현이는 2년째 학급 부회장으로 당선됐고 난타, 뮤지컬, 태권도 등에서 리더로서 활동하며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회장의 역할이 부담스럽지는 않은 지 묻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무척 즐겁다”는 제법 의젓한 답변이 돌아온다.
용현이를 자식처럼 돌봐온 이종민 아동센터장은 용현이 자랑에 눈을 빛낸다.
“다방면에 재능이 뛰어나요. 공부도 잘 하고, 리더십있고, 예체능에도 소질이 많죠. 태권도는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배워서 태권도 사범님이 후계자로 삼고 싶어하는 욕심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용현이의 재능을 키워주고 싶어해요. 모두 함께 용현이를 키우는 셈이죠.”
이렇게 예체능에 소질이 많은 용현이지만 학습 성적도 뛰어나다. 용현이는 아동복지사 선생님의 지도로 영어를 공부하고 지난 단원평가 때는 희망이음에서 지원한 교재로 공부해왔다. 희망이음 동영상을 통해 모자란 수업을 보충하기도 한다.
지역아동센터는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저소득가정 등의 초등학생 아이들 40여명이 함께 공부하며 생활하는 공간이다.
용현이의 꿈을 뒷받침하는 데에는 희망이음의 장학금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교육지원을 위해 제공하는 장학금은 용현이의 매월 학습지 구입비, 태권도 시범단 비용, 댄스 교습비 등에 사용된다.
용현이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희망이음은 출발선이 다른 교육현실에서 평등교육을 지향하며 나눔실천형 상품거래시스템에 기반한 교육나눔사업을 펼치는 기업이다.
교육콘텐츠를 구매하면 저소득층 아동의 교육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전국에 5만여 명의 구매고객이 있다. 희망이음은 장학금, 컴퓨터, 교재 지원과 함께 희망이음밥차를 운영하는 등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용현이는 “도움을 받은 만큼 어른이 되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자신의 꿈을 제대로 키워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용현이처럼 재능이 뛰어나고 운이 좋아 지원을 받는 아이들도 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상당수다.
꿈을 꾸고 키워나가는 건 아이들의 몫이지만 그 꿈을 지원하고 뒷받침 해주는 건 어른에게 남은 숙제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