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조선후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굶주림을 해소하는 구황작물로 쓰여 졌지만 최근에 와서 다양하게 변신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칩은 외식산업에서 중요한 식품 중 하나다.
홍순영 제주자치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학박사
감자는 품종도 다양하고 품종 마다 특성과 용도가 다르다.
제주의 주 재배품종은 ‘대지(大地)’다. 전분함량이 적고 육질이 단단해서 탕, 찌개, 볶음 요리에는 좋은 품종이지만 칩을 만들 수 없고, 쪄서 먹으면 맛이 떨어진다.
강원도의 주 재배품종은 ‘수미(秀美)’다. 전분함량이 많아 쪄도 맛있고 칩과 튀김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지만 탕과 찌개 등에 이용하면 쉽게 부서져 사용이 어렵다.
그밖에도 과자 만들 때 이용되는 ‘대서’ 품종을 비롯 ‘조풍’, ‘추백’, ‘추동’ 등과 보라색을 띤 ‘자심’, 분홍색 품종인 ‘홍영’, ‘자영’ 등 수십 가지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감자는 땅속에서 수확한 후 서늘한 곳에 보관하였다가 일정기간 지나서 다시 땅에 심으면 싹이 나오고 땅속에는 여러개 감자가 달린다.
수확한 감자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싹이 나오는데 그 기간 까지를 휴면기간이라고 한다.
휴면기간은 품종마다 다르다. 강원도 같이 겨울이 길어 여름철 1번밖에 감자를 재배할 수 없는 지역은 휴면기간이 긴 품종을 재배해야 유리하다.
제주같이 연중 따뜻한 곳은 휴면기간이 짧아 빨리 싹이 나오는 품종을 심으면 1년에 2번 재배할 수 있다.
때문에 지역에 맞는 재배품종이 있다.
제주지역의 주 재배 품종 ‘대지’는 비와 바람에 강하고 병해충에도 강하지만 유독 ‘더뎅이병’에만 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더뎅이병에 강한 ‘제서’(제주감자라는 뜻) 품종을 만들었고, 포테이토 칩을 만들 수 있고 쪄서먹어도 맛있는 ‘탐나’ 품종을 만들어 농가실증 시험 중에 있다.
감자도 꽃과 씨도 맺히지만 주로 이용하는 열매는 땅속의 열매, 즉 제주어로 지슬(地實-지실의 변형)이이라 하고 줄기의 변형체다. 따라서 꽃에서 맺힌 종자에 비해 바이러스병에 매우 취약하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바이러스병이 없는 감자를 만들기 위해 감자 싹에서 생장점을 채취하여 인공배양한 후 감자 묘를 만들고 수경재배로 씨감자를 대량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든 병 없는 우량 씨감자는 전량 제주농가에만 공급하면서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감자의 무한 변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농업기술원이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