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이회창 전 총재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함께한 지상욱 씨.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이후 지 씨에게는 ‘심은하의 남편’이자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에서 이제는 대선정국을 뒤흔드는 ‘이회창 후보 캠프의 젊은 브레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은하 역시 ‘은퇴한 톱스타’에서 ‘유력 정치인의 아내’로 호칭이 달라지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아들 정연 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지상욱 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건설기술연구원 기술정책연구그룹장 선임연구원을 역임했고 일본과 미국의 유명 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2002년 대선에서 실패한 이 전 총재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와달라는 부탁을 받아 외유 길에 올랐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지 씨는 정연 씨와의 인연으로 이 전 총재의 미국 생활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기 시작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된다. 이 전 총재와 비슷한 시기에 귀국한 지 씨는 대학 강단에 서면서 틈틈이 이 전 총재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이즈음 심은하와 결혼식을 치르면서 이 전 총재의 새로운 최측근 인사인 지 씨의 실체가 외부에 공개됐다. 당대 최고 스타의 결혼식인 까닭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 자리에 이 전 총재까지 참석해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당시 지 씨는 자신을 ‘정치인’ 내지는 ‘정치지망생’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극도로 경계했다. 심지어 이미 정계를 은퇴했지만 정치권에 영향력이 남다른 이 전 총재의 지지에 힘입어 총선 출마를 준비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를 부인했다. 다만 “진심으로 존경하고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이 전 총재를 돕고 싶어서일 뿐”이라고만 설명했다.
지 씨의 사무실 내 역할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상근직이 아니라 이 전 총재가 외부 일정이 있을 때마다 수행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기 때문에 ‘수행 비서관’ 정도로만 여겨졌다. 지 씨 역시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는 게 주된 일이고 틈틈이 이 전 총재님을 돕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를 수행하면서 지 씨는 자연스럽게 매스컴에 노출됐다. 이 전 총재가 각종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지 씨가 바로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것. 2001년에 은퇴를 선언, 결혼 이후엔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해 매스컴과 멀어진 심은하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후 이 전 총재 사무실에 상근하게 된 지 씨는 ‘정책과 미디어에 밝은 젊은 브레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 전 총재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올 초부터 지 씨가 행여 모를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 지난달 25일에는 독도의 날 선포식에 함께 참석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 ‘전 총재’가 이 ‘후보’로 거듭난 지난 7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에서는 달라진 이 후보의 모습만큼이나 변모한 지 씨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지 씨는 이제 지지율 2위에 올라 대선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한 대선 캠프의 실력자로 거듭난 듯 보였다. 다만 이 후보에게 매스컴의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까지 관심이 집중되는 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지 씨는 심은하와 관계된 취재를 위해 접근하는 기자들에게 “오늘은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고 자신을 향하는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몇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렇다고 미디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그가 무조건 기자를 피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심은하 남편’에 포커스를 두고 접근하는 기자들에게만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을 뿐 이 후보 출마와 관련된 정치적인 사안을 묻는 기자에게는 진지한 자세로 취재에 응했다.
한편 심은하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데 이 시기는 대선이 한창 뜨겁게 달궈질 무렵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 11월과 12월이 이들 부부에겐 유난히 바쁘고도 의미 있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