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려보이고 앳된데, 제가 나갈 때 밥 차려주면 대견하죠. 벌써부터 우리 부모님께 용돈 부쳐주고 하는 거 보면 미안한 마음도 들고. 살면서 불만이 없을 순 없지만 그런 불만도 안 가지게 해주려고 노력해요. 제 철학이 ‘아내에게 무조건 지자’예요. 절대 말대꾸 안하고 설거지 하라면 바로 가서 하고(웃음). 너무 말대꾸를 안하니까 오히려 아내가 ‘나 싫은 거 없어? 왜 얘길 안해?’라고 화를 내기도 해요.”
물론 나이 차이가 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다. 특히 옷을 입는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부인 박 씨는 이수근이 ‘발목에서 딱 붙는 바지’를 입었으면 하지만 이수근은 다리가 짧아 도저히 못 입겠겠다고. 그래도 결국 승자는 부인 박 씨다. “나이 먹은 거 티 내냐”는 박 씨의 채근에 늘 이수근이 먼저 항복하니까.
부인 박 씨가 완벽하다고 자랑하는 이수근에게 계속 단점을 얘기해 달라고 조르자 하는 수 없이 언급한 단점은 애교가 없다는 것.
“아내에게 바라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애교예요. 출근할 때 ‘다녀오세요’하면서 뽀뽀해주면 좋겠는데 그러는 게 없어요. 몇 번 내가 시도했는데 ‘하지 마요. 양치질 안했단 말야’라며 빼요. 애교만 있으면 완벽할 것 같은데.”
결혼 5개월 만에 득남의 기쁨을 누린 그에게 첫 아이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단다. 부인의 출산 후에 어머니에게 전화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는 이수근은 그 순간 아내에 대한 감사함과 1남 2녀를 잘 키워준 어머니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10개월을 고생해야 하고, 낳고 나서도 평생을 바쳐야 하는데 여자, 세상의 모든 엄마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