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어묵 제조업체가 <2015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 행사에서 개별 상품에 가격표까지 부착해놓고 제품을 팔고 있는 모습.
[일요신문] 부산시가 야심차게 마련해 진행하는 ‘2015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흥행 부진에다 행사의 건전성마저 위협하는 문제점까지 드러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참가업체는 행사장에 파리가 날리자 ‘속 빈 강정’이라고 비아냥을 퍼부었고, 행사 취지와는 무관하게 아예 대놓고 판매를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는 지난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 1·2홀 및 야외전시장에서 열린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벡스코, 한국수산무역협회,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코트라 등이 주관한다.
25개국에서 394개사가 820개 부스 및 야외 부스로 참여했다. 지난 29일 오전 11시 30분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장이 북적거린 건 개막식 때뿐이었다. 부산시와 벡스코 등이 아시아 3대 수산전시회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며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긴 했으나 29일 오후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는 분위기가 눈에 띄게 썰렁했다.
A참가업체 한 관계자는 “행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게 아니라 규모가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며 “다음엔 참가여부도 고민해봐야 봐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참가업체 관계자의 말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이건 말만 국제행사지 동네잔치만도 못한 것 같다. 거긴 사람이라도 많아 흥이 나지만, 여긴 흥도 없고 재미도 없고 완전 ‘속 빈 강정’이다”라고 했다.
주최 측의 바람대로 흥행이 안 된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행사의 건전성을 해칠 만한 사례가 행사장 곳곳에서 빈번하게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벡스코 등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29일과 30일은 BtoB(Business to Business, B2B)로, 31일은 BtoC(Business to Customer, B2C)로 진행된다. 다시 말해 29~30일은 바이어를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얘기다. BtoB로 열릴 때는 부스에서의 판매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럼에도 불구, 모 어묵 생산업체를 비롯한 몇몇 업체들은 매장을 방불케 하도록 디스플레이까지 해놓고 버젓이 판매행위를 일삼고 있었다. 개별 품목에 일일이 가격표까지 붙여놓고 누가 봐도 판매장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놓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어묵 판매로 인한 냄새에 몇몇 바이어가 코를 막고 그 곁을 지나는 꼴사나운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건 주최 측의 태도였다. 30일 오전 10시경 벡스코 유동훈 팀장은 이와 같은 행사장 실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장에 그런 문제점이 있다면 즉시 판매를 못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공공연하게 판매행위를 펼쳤다면 향후 행사 참여를 제한토록 강경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곧 공염불임이 확인됐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바로는 전혀 개선점이 없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각종 판매행위가 이뤄지고 있었다. 결국 주최 측이 이러한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 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되자 이틀 동안의 B2B 행사기간 판매행위를 강하게 제한받은 참가업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타 지역에서 참가한 C업체 관계자는 “규정대로 하는 사람만 바보가 된 느낌이다. 유독 어묵제조 업체들이 판매에 활개를 치는 것을 보면 지역차별이라는 느낌마저 받는다”고 말했다.
‘2015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부산시와 벡스코 등 주최 측이 행사의 목적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건전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