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퇴임교수 후학양성에 1억5천만원 ‘얼굴없는’ 기탁

[일요신문] 전북대 퇴임 교수가 ‘후학 양성에 써달라’며 학교에 1억5천만원의 거금을 내놓았다.
 
특히 학교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절대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9일 전북대에 따르면 최근 오랫동안 대학에 재직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퇴직했던 한 명예교수가 윤명숙 대외협력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윤 본부장의 손을 이끌고 은행으로 간 그는 그 자리에서 수십 년 동안 부어온 적금을 찾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액 기탁했다. 1억5천만원의 거금이었다.
 
그러면서 “학업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말과 함께 유유히 등을 돌렸다.
 
그리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며 자신을 절대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곡히 부탁했다.
 
특히 기부자는 한 번 선정된 학생들을 대학원까지도 지원하고, 서적 등 학문탐구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발전지원재단에 전했다.
 
전북대는 이 퇴임교수에게 기탁식 등 기부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끝내 사양했다.
 
이남호 총장은 “후학들을 위해 남모르게 큰 뜻을 베풀어주신 손길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대학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