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2013년 말 당시 14개월이었던 딸을 입양해 손찌검을 시작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채권자의 빚 독촉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길이 75cm, 두께 2.7cm의 쇠파이프로 딸을 30분간 때렸다.
딸이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으켜 세워 전신을 폭행했다. 딸이 “잘못했어요”라고 양손을 비볐지만 구타는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청양 고추를 잘라 딸에게 강제로 먹이고 화장실로 데려가 옷을 모두 벗겨 약 10분 동안 찬 물을 딸의 머리 위에 뿌려댔다.
딸은 그 다음 날 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딸의 상태는 키 82cm, 몸무게 12kg로 혈액의 5분의 1이 손실된 상태였다. 심장 속에도 피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살인 혐의는 물론, 딸을 입양하기 위해 집, 남편 사무실, 상가 계약서 등을 위변조해 입양기관에 제출한 혐의(업무방해 등)로도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모두 김 씨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딸을 보호해야 함에도 오히려 학대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항소가 기각된 김 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사건 동기 및 범행 후 정황을 살펴보면 1심이 선고한 형을 그대로 유지한 2심의 양형은 부당해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의 남편(51)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전 부인과 별거하며 생계비를 주지 않는 등 딸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