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 전 장관(왼쪽)과 추미애 전 의원. 사진제공=시사저널 | ||
최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아무개 인사와 만난 일이 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강 전 장관이 유력하지만 득표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새 카드를 찾아봐야 하지 않느냐. 추미애는 어떤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어떻게 알았느냐. 현재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중이고 추미애도 그 대상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직 그 누구도 확정된 후보가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미애 카드’가 오히려 ‘강금실 카드’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의 인기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뜬구름 표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추 전 의원은 수도권에 넓게 분포된 호남표를 비롯한 여권의 전통적 지지세력을 한곳으로 ‘확실하게’ 모을 수 있는 검증된 후보다. 표의 집중력 면에서 강금실 카드보다 확실히 믿을 만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카드는 향후 정계개편과 관련해서도 설득력이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추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호남 민심을 회복해야 지방선거에 승산이 있다.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의 합당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연합 공천은 고려해볼 만한 카드다. 민주당으로서도 한화갑 대표 체제가 붕괴 위기에 있기 때문에 여당과의 공조를 통해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지금은 여당에 대해 민주당 말살 기도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역학 구도 변화에 따라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양당의 난국을 타개할 접점으로서 추 전 의원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추 전 의원은 현재 미국 뉴욕 콜롬비아대학에 방문교수 자격으로 머물고 있다. 그는 지난 연말 통일부 장관 입각설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의 통합 문제 등을 의식해 추 전 의원의 입각 문제를 꺼낸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추 전 의원은 “시기와 조건이 맞는다면 정치를 재개할 것이다. 가까운 시기에 귀국하겠다고”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추 전 의원을 ‘항상 노무현 대통령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과연 추 전 의원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다시 정치의 전면에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