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는 여의도 입성 ‘각개전투’
실제로 고 전 총리 측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미 지방선거 중립을 선언한 바 있는 고 전 총리가 7·26 재·보궐 선거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측근들도 고 전 총리의 원내진출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이와 같은 기류가 실재함을 확인했다.
고 전 총리가 원내진출을 고민하는 데에는 최근의 정치권 동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라는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이 터져나오면서 그의 존재감이 서서히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 퇴임 이후 2년 가까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후보 1순위로 거론되어 왔으면서도 그럴듯한 정치적 입지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반영돼 그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차기 대권주자 ‘부동의 1위’에서 밀려난 이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등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에 10%포인트 이상의 차로 뒤지는 조사 결과도 나올 정도다.
고 전 총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로 알려진다. 이 지역은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예상되는 곳. 일단은 서울이라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 곳이 전통적으로 호남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그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게다가 고 전 총리는 이 지역의 바로 인근인 종로구 동숭동에 거주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구도 거론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이 예상되는 한화갑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무안이다. 이러한 전망은 민주당과 고 전 총리 측이 연대를 할 경우를 가상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민주당과의 연대를 기정사실화해 자신의 활동범위를 굳이 위축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외인 정 의장도 7·26 재보궐 선거 출마를 사실상 결정하고 물밑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 의장은 지난 2월 의원직을 상실한 신계륜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 지역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 의장은 7월 재선거 출마를 사실상 결정하고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구는 신계륜 전 의원의 성북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기류를 전했다.
현재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에 자신의 운명을 내건 상황이지만 대권주자로서 선거 이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책임론’을 돌파할 새로운 계기가 필요할 것이고,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해도 리더로서 언제까지나 원외에 머물 수도 없는 상황이다. 7·26 재보궐 선거 출마가 정 의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정치권은 온통 5·31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지방선거 불과 두 달 뒤 치러질 재·보궐 선거에 관심을 두는 세력은 아직 별로 없다. 그러나 거대 잠룡들의 동반 출사표가 던져질 경우 향후 정가의 지각변동을 가늠할 수 있게 할 ‘결정적 사건’은 지방선거보다는 7월 재·보궐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7월 재·보궐 선거는 ‘미니총선’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정도로 대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잇따른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와 이미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선거를 해야 하는 지역구를 합해 많게는 20곳 이상의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결과가 상당 부분 예상되고 있는 지방선거보다 훨씬 큰 후폭풍을 몰고 올 변수가 아닐 수 없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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