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또 다시 제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네요. 올 시즌을 끝으로 하우 감독이 경질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토요일(현지시간) 열리는 경기에 선발로 예정된 저 대신 애런 하일먼이 등판한다는 사실이 한국 기자분들에게는 좀 요상하게 비쳤나봐요.
메츠 구단 홈페이지를 보면 ‘이번 오프시즌에 하일먼을 트레이드시킬 예정이고 트레이드시키려면 자주 등판시켜 다른 팀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면서 등판 일정이 변경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선 ‘서재응 물 마시고 싶은데 진짜 물 먹었나?’ ‘김선우 선발 고정, 서재응 탈락’ 등 시종일관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일색이더라구요.
정말 섭섭해요. 만약 제가 처한 상황이 그렇게 궁금하시다면 구단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던가 그것도 아니면 저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 어떻게 돌아가는 판세인지 확인이라도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 전화요금 때문이라구요? 그렇다면 달리 할 말이 없죠. 한두 매체도 아니고 여러 매체에서 잘못된 내용을 똑같이 보도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한국 기자분들 얼굴 본 지 꽤 오래됐네요.
하우 감독이 물러난다는 소식들 듣고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솔직히 감독의 처사가 원망스러워 속으로 미워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감독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좋은 투수들이 많다보면 선수 한 명에 대한 개인적인 배려나 관심을 두기란 어려운 일이었겠죠.
그 부분을 이해하면서도 남는 아쉬움은 조금만 더 서재응이란 투수를 믿어줬으면 하는 거였어요. 감독의 믿음이 그대로 저한테 꽂혀 들어왔다면 지금 제 모습이 요런 모양새는 아니었을테니까요.
피터슨 코치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네요. 제가 그 코치의 스타일에 대해 이런저런 토를 달기는 뭐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어요. 서로가 추구하는 투구폼이 너무 달랐다는 사실이죠. 초반엔 저도 그분의 요구대로 변신을 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아니다 싶었어요. 그분은 제 투구폼을 너무 싫어했고 전 제 투구폼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이 차이가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솔직히(이 표현 너무 자주 쓰죠? 너무 강조해서 오히려 덜 솔직해 보일 것 같네요) 말해서 지금 전 마음이 편합니다. 정말 그래요. 선발이든, 불펜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목표로 두고 있는 게 따로 있기 때문에. 그 목표가 무엇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시죠?
9월17일 피츠버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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