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투표일 오후에야 고향을 찾은 노 당선자가 주민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 ||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고향은 대통령 후보로서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당선자가 고향을 찾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노 당선자가 고향 유세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당선자들은 유세 당시 고향과 근접 지역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은 바 있다.
고향에서 나온 환호와 압도적 지지율은 이들 당선자들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돼 주었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경우 호남 기반의 민주당 후보라는 점 때문에 고향 근접 지역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행여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김해 지역 방문에서 역대 당선자들에 비해 ‘초라한’ 대접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돼 아예 방문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유세 일정을 함께 했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실의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고향 방문에 부담을 느낀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밝힌다.
이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역대 각종 선거유세에서 고향 접경 지역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지역주의를 종식시키자는 슬로건의 노 당선자가 고향에 가서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한다면 지역주의를 조장했던 기존 정치인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즉 노 당선자가 주장하는 정치신념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전북지역을 찾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지지세가 확실한 지역이니 만큼 노 당선자측에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선 노 당선자측 관계자도 비교적 수긍을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북지역의 노 당선자에 대한 지지율은 거의 압도적이었다”며“지난 97년 당시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율보다도 더욱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세과정에서) 전국을 고르게 방문하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지지세가 확실한 전북지역을 찾을 시간에 취약지구인 부산•경남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1%라도 지지율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