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신감 업그레이드”
―챔피언스리그 4강전(오는 27일)을 앞두고 있다. 각오를 말한다면.
▲분명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다. 그러나 PSV의 경기력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특히 첫 게임이 원정경기라 가급적 실점을 하지 않고 승리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네덜란드 진출 이후 업그레이드된 것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먼저 경기력이다.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배웠다. 두 번째가 자신감이고 세 번째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아,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네덜란드에서 이전보다 인터뷰하는 횟수가 엄청 늘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서 월드컵 4강 진출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중 어느 대회가 더 기쁘고 짜릿했나.
▲월드컵은 대표팀이었고 챔피언스리그는 다른 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팀 소속으로 이룬 4강이라 월드컵 때와는 느낌이 또 달랐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도 감동이 더하면 더했지 절대 못하지 않았다. 월드컵 4강 진출 때 이상의 감동이 전해졌다.
―리옹과의 8강전에서 코뼈 부상으로 승부차기에 나설 수 없었다. 아쉽지는 않았나.
▲(큰 소리로) 전혀 그렇지 않았다. 원래 PK 차는 걸 안 좋아한다.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공 하나에 역적이 되기도 하고 영웅이 되기도 한 PK는 가급적 사양하고 싶다.
―지금의 상황을 박지성의 전성기라고 표현해도 되나.
▲아니다. 전성기는 내 축구 인생이 끝나봐야 어느 시기가 전성기였는지를 알 수 있는 거지, 지금의 상황만을 놓고 그걸 따질 수는 없다.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고. 축구 인생을 접었을 때, 그때 박지성의 전성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의 네덜란드 일기’를 즐겨 읽었던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일기를 쓰는 동안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바람에 대부분 신세 한탄하는 내용들이 많았을 것이다. 일기를 계속 읽으셨던 분이라면 박지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이 자리에 올랐는지 잘 아실 것이다. 앞으로 그때처럼 또 다시 힘든 일이 벌어져도 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만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건 바로 내가 잘 되기만을 바라는 독자나 팬들의 성원과 응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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