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갑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페이스북 ‘태섭이 출마했당’에는 일반적인 후보들의 SNS 게시글과 다르게 신선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금 후보의 SNS는 일종의 드립(‘애드리브’에서 유래된 인터넷 용어로 ‘즉흥적 발언’을 뜻함)과 유행어를 사용해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집중 공략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게시된 한 사진에는 금 후보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사진에는 “영역 표시 완료”라는 제목과 함께 “태스비 떵따떠 구케에 떵따떠(태섭이 똥쌌어 국회에 똥쌌어)”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사진=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태섭이 출마했당’
또 술을 마시는 사진에는 “ㄱ r끔 이렇게... 호ㄹ로.. 소주를 ㅁrㅅ ㅣ는 내가 실타...☆(가끔 이렇게 소주를 마시는 내가 싫다)”며 유행어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사진=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태섭이 출마했당’
“남친짤(남자친구 사진)”이라는 제목과 함께 “하음... 우리 베이비, 꿈나라 날씨는 어땠어?”라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막 잠에서 깬 듯한 금 후보자의 얼굴도 담겨 있다.
사진=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태섭이 출마했당’
이 페이지에 올라온 SNS 전담팀과 금 후보 사이의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금 후보의 페북 계정 관리는 금 후보가 아닌 SNS 전담팀이 직접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금태섭 후보 페이스북 ‘태섭이 출마했당’
이 양해각서를 보면 ‘후보자는 (SNS전담)팀의 요구에 따라 모든 사진과 글을 제공한다’, ‘후보자는 어떤 내용이 게시되더라도 불만을 제기해선 안 된다’, ‘후보자는 필요에 따라 SNS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있다’, ‘후보자는 당선 이후 (SNS전담) 팀을 모른 척해선 안 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해당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이 금 후보의 의도와는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가벼운 콘텐츠들이 금태섭 후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장치’처럼 분석된다.
한편, 금 후보의 가벼운 홍보 전략이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페북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 연예인 페북 같다”고 말했고, 다른 이용자도 “젊은층에 호소하는 내용은 좋은데, 좀 더 공약에 충실한 콘셉트였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