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라는 주제로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이 지난 10일 청주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양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
그동안 정중동의 모습을 보여온 이 전 시장은 지난 8일부터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라는 주제로 전국순회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경북 안동과 충북 제천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국내 곳곳을 돌며 정책탐사를 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를 보면 어선가 본 듯한 ‘닮은꼴’이 생각난다. 바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생돌보기에 나선 손 전 지사의 ‘아이템’을 이 전 시장이 ‘벤치마킹’했으며 손 전 지사의 아이디어를 ‘이명박화’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는 것이 이 전 시장 측의 이야기다. 손 전 지사 측은 강원도에서 수해복구 작업을 하고 축산농가에서 양동작업을 하는 식의 실질적인 ‘체험’을 하는 반면, 이 전 시장은 ‘정책탐사’라는 주제처럼 현장에 내려가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 측은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이 구상 중인 정책에는 ‘청계천 신화’를 이어갈 야심찬 ‘물’ 계획도 들어 있다. 이 전 시장은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의 주요테마 중 하나로 국내 4대강 유역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전 시장은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주변을 방문해 현장상황에 맞는 개발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전 시장이 가장 야심차게 구상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바로 운하 개발이다. 고속도로만으로는 부족한 물류수송 대안으로 이 전 시장은 내륙운하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다음 정부에서는 국민소득이 최소 3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다. 현재의 경부고속도로는 늘어나는 물류수송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KTX 또한 여객운송만 가능할 뿐 수송기능은 없다. 운하를 만든다면 비용은 적게 들면서 높은 수송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과 가까운 한 정치전문가는 “이 전 시장의 정책탐사는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계획이다. 이 전 시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과감성을 선보이며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사려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두 대권주자가 과거에도 비슷한 비교 국면에 놓인 적이 있어 흥미롭다. 손 전 지사가 재임 당시인 2004년 8월 처음 경기도에 ‘영어마을’을 만든 것에 이어 이 전 시장 또한 서울에 ‘영어마을’을 만든 바 있다. 차이가 있다면 손 전 지사가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영어마을을 1년여 준비기간에 걸쳐 완성한 것에 비해 이 전 시장은 불과 4개월여 만에 공사를 마친 것. 당시 정치권 일각에선 “이것이 바로 손학규와 이명박의 차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아이디어뱅크’로 불리는 손학규 전 지사의 새로운 계획과 이 전 시장이 ‘정책탐사’와 함께 진행하게 될 ‘운하개발 프로젝트’가 어떻게 맞붙을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