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특징은 여전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고 건 전 총리의 지지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것은 민심대장정 중인 손학규 전 지사의 상승세다. 아직 5%대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민심대장정 전 2%대를 넘지 못하던 ‘만년 꼴찌’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하위권이지만 대권주자 ‘빅3’에 이어 각 여론조사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각 여론조사에 따라 번갈아가며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어 눈에 띄는 추세를 형성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최근 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지난달 28일 희망연대를 출범시킨 고 전 총리는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그의 지지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답보상태거나 하락세에 들어가 상승 동력을 잃었다.
하위권에서는 열린우리당의 김 의장과 정 전 의장, 한나라당의 손 전 지사가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손 전 지사의 상승세가 눈에 띤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는 4.9%까지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언론에서 기자와 국회의원 보좌관 그리고 중소기업인 등의 사이에서 손 전 지사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이 보도되면서 일반인 지지율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손 전 지사의 지지율 특징은 조금 오르다가 또 조금 떨어지고 다시 조금씩 오르는 점이다. 여기서 탄력을 받아 상승할지는 민심대장정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평소 손 전 지사 측은 “지지율이 5%만 넘으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 이라고 말해왔다.
리얼미터의 경우 지난 6주간 이 전 시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달려왔으나 최근 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7주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한국기독교연합회 등 보수단체의 집회에 참가하는 등 대외활동을 재개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매주 ARS 조사를 하고 있는 리얼미터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10%로 떨어진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이 대표는 “희망연대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최근 참여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여권과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던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돌아서 지지율만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31 지방선거 후 30% 대로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각 여론조사에서 20% 초반을 기록했다. 문화일보의 경우 14.6%라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시 작통권 문제가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정수행 지지도가 하락하는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실망이다”라고 풀이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