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공식 연찬회를 개최하면서 당내 유력 대권주자 중 박근혜 전 대표만을 초청한 것 때문이다. 이 날 행사의 제목은 ‘2007년 대선필승 전략’을 위한 연찬회였다. 울산지역의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당원협의회 관계자 등 100 여 명이 모인 이 자리에는 그러나 당내 각 대권주자 진영 중에서는 박 전 대표와 친박 성향의 전여옥 정형근 최고위원이 참석했을 뿐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당내 일각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대권주자를 위한 행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당 위원장인 정갑윤 의원 측은 “업무상 해프닝이었다. 다른 의도는 없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초청 공문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는 것. 즉 이 전 시장에게는 겨우 이틀 전에야 초청장이 도착해 일정상 참석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 측 한 인사는 “정 의원이 국회 행자위원으로 같은 상임위에 속한 박 전 대표를 자연스럽게 먼저 초청한 것은 사실이다. 또 박 전 대표가 지난해 정 의원을 재해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 재해지역을 두루 순방하면서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연찬회에 함께 초정했고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어찌됐든 우리 쪽의 실수였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이 전 시장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 측도 겉으로는 태연한 반응이다. 이 전 시장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울산시당이 연찬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의도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은 내부적으로는 “행사 이틀 전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상 오지 말라는 것 아니냐” “시당이 앞장서서 줄세우기를 하나”라며 거칠게 반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현재 한나라당 내의 유력 대권주자 간의 물밑 다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뼈아픈 지적이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