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청년 예술가, 베트남 유학생 등 참여
- ‘마을에 사람을 새기다’, ‘베트남 테마벽화 그리기’ 등 눈에 띄어
- 지난 10일 워크숍 개최… 사업비 집행기준 등 교육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 주민들과 청년 예술가, 베트남 유학생 등이 도심 속 마을 재생(再生)을 위해 힘을 모은다.
구는 마을공동체 모임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우리 마을 지원 사업 공모를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제안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19개 사업(구 단위 5건, 동 단위 14건)을 선정했다. 사업별로 100~200만 원씩 총 2천 4백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청년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마을에 사람을 새기다’와 베트남 유학생 등이 참여하는 ‘베트남 테마벽화 그리기’ 등이 눈에 띈다. 또 ‘후암동 마을브랜드(BI) 제작’, ‘일하는 청소년과 희망만들기’, ‘주민센터가 학교다’와 같은 사업들도 주목할 만하다.
▲ 마을사업지기 임수민씨가 ‘마을에 사람을 새기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을에 사람을 새기다’는 외국에서 살다 4년 전 경리단(이태원제2동)에 정착한 임수민(여‧25)씨가 주도한다. 그녀는 영어강사 겸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하며 틈틈이 마을 사람들의 얼굴을 찍고 있다. 모은 사진에 예술적 감각을 더해 콜라주 기법으로 이태원 지하보도 벽화(그라피티) 작업을 할 예정이다.
임수민씨는 “주말이면 경리단이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이곳이 이방인의 공간만은 아니다”며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이곳을 지키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베트남 테마벽화 그리기’에는 베트남 유학생 등이 참여한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팜 휜 이꽌(여‧24)은 “용산구가 추진하는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사업에 일조하기로 했다”며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현지인의 아이디어를 더해 이태원에 색다른 명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구와 베트남 퀴논시는 우호교류 20주년을 기념해 각자 양 도시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이태원 퀴논길(보광로59길)에 오는 10월까지 퀴논 정원 및 디자인 벽화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후암동 마을브랜드(BI) 제작’에 참여하는 고지영(여‧24)씨는 후암동 토박이로 현재 한양대학교 예술정책 연구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디자인 관련 재능을 기부하고 우리 마을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된 BI는 9월경 선포식을 거쳐 상표로 출원하고 각종 마을 홍보에 이용한다.
‘일하는 청소년과 희망만들기’는 강서희(여‧37) 알바상담소 소장과 해방촌(용산2가동)의 명물 달꽃창작소가 힘을 모았다. 일하고 있거나 일 할 예정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를 찾아가 기초노동법과 노동 인권, 예술 체험 교육을 해주고자 한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좀 더 폭넓게 주변 환경과 자신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 한강로동 라온아토 북카페 운영위원회에서 주최한 제3회 작은 음악회
‘주민센터가 학교다’를 추진하는 한강로동 라온아토 북카페 운영위원회는 올해 3년차 마을공동체 모임이다. 주민 28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카페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 독서지도 및 동화 구연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 동 청사 옥상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도 이들이 주도한다. 올해는 주부를 위한 셀프 인테리어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 10일 마을사업지기 40명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고 사업비 집행기준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사업지기들은 각자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새롭게 포부도 다질 수 있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번 마을공동체 사업에는 청년 예술가들과 베트남 유학생까지 참여해서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마을을 되살리고 공동체 의식을 가꾸는 데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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