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한나라당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지난 9일 102일 간의 민심대장정을 끝내고 돌아와 “새로운 정치를 만들자”고 외쳤다.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도 최근 정계개편 역할론을 펴며 지지율 제고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를 전후해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는 조사기관마다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며 조금씩 변화를 보이는 모습이다. 신발끈을 고쳐 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권레이스에 시동을 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변화 모습을 분석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전 시장의 1위 굳히기, 박 전 대표의 강보합세, 고 전 총리의 하락세로 요약할 수 있다. 지지도 순위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고 전 총리 순으로 이 전 시장이 오차범위 안팎에서 1위를 달렸다. 다만 <일요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등 일부 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1위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28일에서 30일까지 3일간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25.1%, 박 전 대표가 20.5%, 고 전 총리가 18.9%의 지지를 얻었다. 고 전 총리는 다른 조사들에 이어 갤럽조사에서도 처음으로 3위로 밀렸다. 뒤를 이어 손 전 지사가 3.9%, 열린우리당 정 전 의장이 3.4%, 김근태 현 의장이 1.5%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도 큰 차이는 없었다. 이 전 시장 24.0%, 박 전 대표 22.0%, 고 전 총리 21.2%, 손 전 지사 4.5%, 정 전 의장 2.3%, 김 의장 2.1%였다. 수치상의 차이만 있을 뿐 순위는 일치했다. 당선 가능성도 이 전 시장 27.8%, 박 전 대표 22.0%, 고 전 총리 20.5%였다.
한마디로 이 전 시장이 장기간 1위에 나서며 점차 1위가 고착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 전 시장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아직 여러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와 영남 지역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밀린다는 점이다. 이는 최악의 경우 이 전 시장이 우승 실력을 갖고도 예선에서 패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눈에 띠는 현상은 고 전 총리의 뚜렷한 하락세에 따른 ‘3위 고착화’이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10%대까지 지지율이 내려앉아 지지도 3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 전 총리가 여권 후보로 인식되면서 지지율이 여권과 동반하락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최근의 하락세는 보수층의 지지가 빠져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 전 총리는 이제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시간이 됐다”고 해석했다.
한편 지난 1일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대권도전 선언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흐름에 큰 변화는 없었다.
코리아리서치가 두 주자의 대권도전 선언 직후인 지난 1일 MBC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빅3’의 지지율이 모두 소폭 상승했다. 이 전 시장 25.1%, 박 전 대표 24.8%, 고 전 총리 24.4%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 혼전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계개편이 활발히 논의되고 한나라당 주자들의 경선 출마선언이 잇따르며 각 대선후보의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는 5.4%의 지지율을 보여 처음으로 5%대를 넘었다.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이 전 시장 28.2%, 박 전 대표 26.3%, 고 전 총리 23.2% 순이었다.
<한국일보>가 지난 1일과 2일 이틀 간 미디어리서치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 28.1%, 박 전 대표 25.6%, 고 전 총리 19.2%, 정 전 의장 3.2%, 손 전 지사 3%, 김 의장 1.1%였다. 지난 6월 미디어리서치의 조사와 비교해 보면 이 전 시장이 7.9% 상승, 고 전 총리 7% 하락, 박 전 대표 0.2% 하락했다.
북한 핵실험 이후 가장 최근에 실시된 지난 1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DI)의 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 31.7% 박 전 대표 19.5% 고 전 총리 12.9%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역별로는 일반적으로 이 전 시장은 수도권, 박 전 대표는 영남권과 충청권, 고 전 총리는 호남권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각 언론사의 최근 조사결과를 분석해보면 미묘한 흐름이 감지된다. 영남권의 경우 <조선일보>의 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28.8%, 이 전 시장이 25.1%의 지지를 얻어 두 주자의 호각세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조사의 경우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전 시장이 34.5%의 지지를 얻어 32.2%를 얻은 박 전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에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텃밭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 전 총리가 호남권에서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그 세가 많이 약화된 것이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의 조사를 보면 지난 6월 이 지역에서 65.4%의 지지를 받은 고 전 총리는 이번 조사에서 41.6%를 얻는데 그쳐 4개월 만에 23.8%나 급락했다.
또 하나 눈길이 가는 것은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다. 지난해 이맘때 1%대를 맴돌던 것에 비하면 낫다고 위안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3~4%대 지지율에 머물러있다. 이채로운 것은 한나라당 지지자들보다 타당 지지자들이 손 전 지사를 더 지지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조사를 살펴보면 지지정당별 지지도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지지자로부터 4.1%의 지지를 얻었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의 4.5%,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8.1%, 국민중심당 지지자의 8.6%의 지지를 얻었다. 민기획의 박 대표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손 전 지사를 한나라당 후보로 보지 않는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을 이탈한 개혁성향의 고학력 화이트칼라 계층이 이명박 전 시장 쪽으로 흡수되면서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이다”라고 분석했다.
각 매체별 여론조사표
조사기관→ 대권주자↓ | 조선일보 (한국갤럽) 9.28~30 | 동아일보 (코리아리서치) 9.29 | MBC (코리아리서치) 10.1 | 한국일보 (미디어리서치) 101~2 | 한국사회 여론연구소 10.10 |
이명박 | 25.1 | 24.0 | 25.1 | 28.1 | 31.7 |
박근혜 | 20.5 | 22.0 | 24.8 | 25.6 | 19.4 |
고건 | 18.9 | 21.2 | 24.4 | 19.2 | 12.9 |
손학규 | 3.9 | 4.5 | 5.4 | 3.0 | 2.9 |
정동영 | 3.4 | 2.3 | 3.5 | 3.2 | 3.4 |
김근태 | 1.5 | 2.1 | 3.2 | 1.1 | 0.7 |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